박지원 "박용진·윤영찬 상위 1% 마땅…민주 공천 '거시기'"

민주당 분열로 '윤석열-김건희 도우미' 역할해선 안돼
국힘 '찐윤' 공천, 중진 재활용으로 이탈 방지 전술 써
TK 공천 시작되면 국힘 갈등도 터질 것
한동훈, 눈에 독기 들어있어, 너무 경솔
현재 판세? 샅바 싸움 중… 본선에선 민생, 경제 이슈 중요
조국신당, 목표 같아… 함께 가야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서해 피격 사건 은폐 시도및 월북몰이 협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 유연수> 총선 공천을 둘러싼 민주당 내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국회의원 의정활동 평가에서 하위 20%, 10%에 포함된 의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고요. 오늘 의원총회에서도 비명계를 중심으로 여러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예측되는데요. '정치9단'은 지금 상황 어떻게 지켜보고 있을까요. 박지원 전 국정원장 연결해 봅니다. 원장님 나와 계시죠.

◆ 박지원> 안녕하세요. 박지원입니다.

◇ 유연수> 선거철에서 공천 파동은 불가피하게 겪는 과정입니까. 아니면 이번이 좀 유독 심한 거예요.

◆ 박지원> 불가피하게 항상 여야를 막론하고 공천 너무 시끄럽습니다. 그중에서도 항상 야당은 더 시끄럽죠. 물론 여당은 후보로 가지 않으면 예를 들면 뭐 입각을 한다든지 공기업 대표로 갈 수도 있지만, 야당은 아무런 방법이 없잖아요. 그래서 조금 시끄러운 건 사실이다. 저는 그렇게 말씀드립니다.  

◇ 유연수> 야당은 항상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 민주당에서 국회의원 의정활동 평가를 진행한 뒤에 이제 하위 20%, 10%에 해당하는 의원들에게 이 내용을 통보한 모양인데 해당자들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어요. 그런데 보통 뭐 꼴찌다 낙제점을 받았다, 이런 내용은 오히려 당사자들이 숨기는 게 낫지 않습니까?

◆ 박지원> 글쎄요. 특히 저는 박용진 의원이나 윤영찬 의원 같은 분은 하위 10%가 아니라 상위 1%에 해당할 정도로 의정활동이나 지역구 활동을 잘했는데 특히 제가 박용진 의원 지역구에 가서 두서너 차례 제가 초청받아서 강연을 가봤는데요. 그쪽에 운동하기 좋은 곳이 있어요. 그래서 제가 일요일 같은데, 거기 가서 운동을 하면서 보면 굉장히 지역구 관리도 잘하고 있었는데, 그런 결과가 나와서 저도 당혹스럽긴 합니다. 어찌 됐든 당에서 평가했기 때문에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김영주 부의장은 탈당을 발표했지만, 나머지 분들은 감수하고 경선에 임하겠다고 했어요. 글쎄요, 제가 뭐라고 얘기할 수 있겠습니까. 아무튼 좀 '거시기'하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 유연수> 전라도 표현이네요. '거시기'하다.

◆ 박지원> 당의 평가는 평가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 아닌가, 저는 그렇게 봅니다.

◇ 유연수> 뭐 당으로부터 사실상 낙제점을 받은 의원들은 말씀하신 대로 국회 부의장까지 지낸 김영주 의원이 있고, 박용진, 윤영찬, 송갑석 등 비명 또는 친문으로 분류되는 분들이세요. 이거는 우연이라고 봐야 될까요?
 
◆ 박지원> 글쎄요. 저는 민주당이 지금 모두 뭉쳐서 함께 가야지, 비문 친명이 어디 있습니까. 저는 민주당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이재명 세력들이 통합하고 단결해서 '윤석열-김건희정권'과 '검찰정권' 종식에 투쟁할 때지 이렇게 분열해서 결국 윤석열, 김건희의 도우미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 저는 그런 생각을 갖습니다.

◇ 유연수> 하면 안 된다.  

◆ 박지원> 우리 민주당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이재명 세력이 화학적 통합을 이루어서 단결해서 싸워야 한다. 저는 그렇게 원론적 주장밖에 할 수 없습니다. 지금 보면은요, 국민의힘의 공천이 이상합니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괴고 재활용하는 격이에요. 중진들을 이리저리 정리하고, 현역 탈락자는 나오고 있지 않은데, 이것은 고차원적으로 볼 때 김건희 특검 재투표 때 그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서 고도의 전술을 쓰고 있어요.

◇ 유연수> 국민의힘 상황은 어떻게 보세요?
 
◆ 박지원> 특히 국민의힘 초선 의원 한 3, 40명이 윤석열 대통령의 행동대 아니었어요. 이준석을 쫓아내는데 연판장 운동을 했고, 나경원 저출산 비대위원장을 몰아낼 때에도 그분들이 다 행동대 역할을 했는데 거기 '찐윤'이 다 들어가 있어요. 그러면서 거듭 말씀드리지만 중진들 재활용해서 이리저리 옮겨 놓으니깐 거기에 현혹되고 있다. 저는 그렇게 봐요. 그래서 저는 민주당이 이러한 찐윤 공천에 대해서 지적을 하지 못하느냐. 민주당도 잘해야 하지만, 국민의힘이 잘못하는 일도 좀 잘 쳐다봐라, 저는 그렇게 얘기를 합니다.  

◇ 유연수> 민주당 공천보다는 국민의힘 공천이 더 문제다, 이렇게 분석하셨어요.

◆ 박지원> 그렇게 봅니다. 우리가 대북 협상 또는 정치 협상을 하면서 정치권에서 많이 쓰는 용어인데 '선이후난'. 합의하기 쉬운 것은 먼저 하고 어려운 것은 뒤로 남겨놔라. 그런데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그걸 잘했어요.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여러 차례 칭찬합니다마는 이기는 공천을 하게 하면서 전략적으로 잘 포장해 놓으니까 지금 현재 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민주당이 내용을 분석해서 적절히 대응해줘야 하는데, 이런 일을 민주당이 못하고 있다. 저는 그렇게 봐요.

그리고 민주당은 '선난후이'. 어려운 것은 먼저 하고 쉬운 것은 나중에 하는 그런 정책을 쓰고 있는데, 저는 어떻게 됐든 국민의힘 공천이 일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재활용된 현역, 김건희 디올백 같은 문제가 이슈화됐을 때 그쪽도 반드시 터져 나온다. 그리고 지금 가장 중요한 TK지역에 용핵관들을 꽂으면 거기도 터진다. 저는 그렇게 보는데 국민의힘이 터지는 것을 바랄 게 아니라 민주당이 터지지 않게 하는데 노력을 해야 된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유연수> 큰 틀을 놓고 보면 국민의힘은 선의후난, 민주당을 선난후위로 가고 있는 과정이다.  

◆ 박지원> 그렇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3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 유연수> 알겠습니다. 지금 뭐 총선이 50일도 안 남아서 현재 판세도 좀 살펴보겠습니다. 여론조사는 추세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하고 국민의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는 걸로 나오고 있거든요. 작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때만 해도 민주당이 180석 이상 간다, 국민의힘은 서울에서 6석밖에 못 건진다 이렇게 하더니, 지금은 두 당이 박빙이다. 아니다, 오히려 민주당이 열세다, 이런 분석마저 나오고 있어요. 근데 원장님께서는 정치에서 고개를 들면 안 된다고 늘 말씀하셨어요. 이거 민주당이 너무 일찍 고개를 든 걸까요?  

◆ 박지원> 뭐 그런 것은 아니고요. 총선이라고 하는 것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양당의 공천이 완전히 끝나면 그때 좀 봐야 할 겁니다. 그러나 지금 시대 정신은 '윤석열-김건희정권'의 중간 심판이고 '검찰정권'의 종식을 시대 정신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민주당이 잘해야 하고, 특히 '윤석열-김건희정권'에 대항하고 투쟁하기 위해서는 민주진보개혁연합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 여기에 지역도 연합공천을 할 수 있다. 특히 비례위성정당에 함께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잘 정리되고 나면 민주당도 좋은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다. 저는 지금 샅바 싸움 중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유연수> 양당의 공천이 끝나면 그때부터 여론의 추이를 봐도 늦지 않다, 이렇게 평가하시는 것 같아요.

◆ 박지원> 그리고 지금 양당 공천이 끝나고 본 선거로 들어가면 바로 민생문제, 남북문제, 이런 것들이 이슈가 되고, 또 김건희 영부인의 디올백,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런 것들이 부각될 때 국민이 과연 국민의힘을 지지하겠느냐,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 유연수> 그래도 지금 민주당도 한동훈 위원장에 대항할 카드를 좀 내놔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요. 민주당이 공천에 대한 신선함을 주기 위해서 내놓을 만한 카드 뭐가 있다고 보시나요?

◆ 박지원> 글쎄요. 그것은 제가 지도부에 있지 않고 그러기 때문에 잘 모르지만, 계속 좋은 사람들을 영입해서 전력 공천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좀 지켜봐 주십시오.  

◇ 유연수> 그런데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또 이렇게 얘기했더라고요. 이재명 대표의 불출마밖에 없다. 이렇게 잘라 말하던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말씀하시겠어요.  

◆ 박지원> 그건 이철희 정무수석의 개인 의견이기 때문에 제가 답변할 필요성은 느끼지 않습니다.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 2년을 선고받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을 나서고 있다. 황진환 기자
 
◇ 유연수> 그래요. 알겠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뭐 조국신당의 지지율이 꽤 높게 나오고 있던데 이게 컨벤션 효과일지 막상 본선에서는 잠잠할지 또는 민주당 지지율을 잠식하지는 않을지 원장님은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 박지원> 저는 목표가 같기 때문에 길을 함께 가야 한다. 그래서 재야 시민단체 원로들이 요구하는 것처럼 민주진보개혁 세력들이 연합할 수 있으면 지역도 또 비례대표도 함께 가면은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 유연수> 긍정적으로 보시는군요.  

◆ 박지원> 예 그렇습니다.  

◇ 유연수> 원장님은 이번에 호남에서 출마를 하시는데 호남에서 민주당 강세가 이어질까요, 아니면 호남을 기반으로 한다는 이낙연 새로운 미래당이 변수가 될 수 있을까요?

◆ 박지원> 이낙연 신당의 새로운 미래는 흘러간 미래 된 거 아니에요. 호남에서는 기대를 못하고 그분들이 만약 수도권에서 출마를 한다면 당선자를 내기는 어렵지만 결국 민주당 후보를 떨어뜨리게 하는, 그래서 윤석열과 김건희의 도우미 역할을 할 것이다. 그랬을 때 의회 권력마저 '윤석열-김건희정권'이 장악하면 이 나라 민주주의와 민생경제, 남북관계가 어떻게 되겠어요. 그래서 역사와 국민 앞에 죄짓는 행동은 하지 말자, 저는 그렇게 말씀드립니다.  

◇ 유연수> 네 추가로 '한동훈 위원장의 말'에 대해서 좀 평가를 해 주신다면요.

◆ 박지원> 글쎄요. 법무장관 시절에는 신선한 면도 있었지만,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닙니다. 만약 비대위원장으로서 윤석열 대통령이 못하고 있는 협치를 만들어서 민생경제, 남북관계, 민주주의 등 이런 것을 파고들었다고 하면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상당한 국민적 지지를 받았을 거예요. 그렇지만 이제 정치를 시작하는 사람이 입만 벌리면 야당 공격하고 뭐 운동권 운운하는데, 어떻게 정치하면 다 똑같아지냐 눈에 독기만 들어있다. 좀 경솔한 것 같아요.

◇ 유연수> 너무 경솔하다. 알겠습니다. 원장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지원> 네 감사합니다.  

◇ 유연수> 네, '정치9단'에게 들어봤습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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