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배구 1위 흥국생명이 5라운드에서 얻은 것들

수비 중인 흥국생명 김연경(오른쪽)과 레이나. KOVO 제공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이 리그 최상위로 돌아왔다.

선두 경쟁 분수령으로 꼽혔던 5라운드를 전승으로 마무리하며, 마침내 현대건설을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 여기에 부상으로 직전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외국인 공격수 윌로우 존슨(등록명 존슨·191cm)까지 코트로 복귀하며 천군만마를 얻었다.

흥국생명은 20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5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을 상대로 세트 스코어 3 대 1(25-14 22-25 25-16 25-15) 승리를 거뒀다. 주득점원인 레이나 토코쿠(등록명 레이나·177cm), 김연경(192cm)이 각각 23점, 18점으로 활약했고 부상으로 지난 경기에 결장했던 외국인 공격수 윌로우까지 코트를 밟으며 12점을 기록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2세트 때 빨리 끝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면서도 "전반적으론 쉬운 경기였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이어 "우리 팀이 경기를 지배하는 입장이었다"고도 덧붙였다.

KOVO 제공

이로써 흥국생명은 시즌 전적 24승 6패(승점 67)를 기록하며 현대건설(22승 7패 승점 67)를 제치고 리그 선두에 올랐다. 승점은 같지만 현대건설보다 더 많은 승리를 기록한 덕분에 1위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흥국생명이 리그 선두에 올랐던 건 지난해 12월 15일이 마지막. 67일 만에 맛보는 꼭대기 자리다. 이는 흥국생명이 5라운드 6경기를 모두 이기며 차곡차곡 쌓은 승점 17 덕분이다.

무엇보다 반가운 건 윌로우의 복귀다. 윌로우는 이날 경기 전까지 4경기에 67득점을 기록하며 흥국생명의 공격력을 높였다. 그러나 지난 12일 현대건설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했고 이로 인해 15일 IBK기업은행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당시 아본단자 감독은 윌로우 복귀 시점에 대해 "최소 2주 정도의 회복 기간을 예상하고 있다"며 한숨을 지었다

하지만 윌로우는 이날 2세트에 코트로 복귀했다. 홈 팬들의 큰 환호를 받으며 경기장에 들어선 윌로우는 부상을 당했던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활약하며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윌로우는 2, 3세트는 교체 투입으로, 4세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코트를 밟았는데 12점을 기록했다. 공격 성공률도 45.83%로 준수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윌로우의 활약에 "완벽히 회복된 건 아니다. 부상 이슈로 걱정한다"면서도 "경기력 자체는 좋았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밸런스를 계속 찾아가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흥국생명 레이나 ·김다솔. KOVO 제공

세터 김다솔(173cm)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김다솔은 이날 선발 출전해 서브로만 5점을 올리는 등 7득점을 달성했다. 세터지만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할 뻔했다. 아본단자 감독도 "서브와 수비를 모두 잘 해줬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팀 전체 공격 성공률이 40%를 넘은 건 김다솔이 잘 해줬기 때문"이라고 공을 돌렸다.

김다솔 역시 만족스러운 경기력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김다솔은 "승점 3을 따야 하는 중요한 경기라서 긴장은 됐지만 재밌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2세트에서 흔들리기도 했지만 페이스를 찾았다"며 "6라운드에서도 전승을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마침내 1위를 탈환한 오른 흥국생명은 오는 24일 6라운드 첫 경기에서 최근 좋은 기세를 보이고 있는 3위 정관장을 만난다. 아본단자 감독은 이 경기를 6라운드 가장 중요한 경기로 꼽았다. "정관장은 최근 굉장히 컨디션이 좋다"며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굉장히 중요한 경기라서 이겨야 한다"며 "이 경기를 이기고 나면 확실하게 기회가 보일 것 같다"고 강조했다. 1위를 지켜내기 위해선 "매 경기 중요하지만 정관장전과 현대건설전을 승리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마침내 1위로 돌아온 흥국생명. 남은 6경기에서 흥국생명이 5라운드 전승의 기세를 몰아 선두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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