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연패 악몽' 페퍼저축은행…사령탑도 "속상한 결과"

패배 후 속상해 하는 페퍼 하혜진과 필립스. KOVO 제공

프로배구 여자부 페퍼저축은행이 '충격의 23연패'에 빠졌다.

페퍼는 20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5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흥국생명을 만나 세트 스코어 1 대 3(14-25 25-22 16-25 15-25)로 졌다. 외국인 주포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193cm)이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8점을 뽑아냈음에도 팀의 연패를 멈추기엔 역부족이었다.

사령탑 조 트린지 감독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속상한 결과"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어 "더 나아져야 하는 부분이 많다"고 짧게 경기를 총평했다.

102일 동안 없는 승리. 페퍼가 승리를 거둔 건 지난해 11월 10일 2라운드 GS칼텍스 원정 경기가 마지막이다. 그사이 전패를 당하며 여자부 역사상 최장 연패 기록의 불명예를 안고 있다. 이날 패배로 페퍼는 프로배구 역사상 한 시즌 최장 연패 타이 기록의 불명예도 안게 됐다.

특히 리시브 효율은 처참한 수준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페퍼의 리시브 효율은 고작 10%. 흥국생명은 페퍼의 약점을 경기 내내 파고들었고, 페퍼는 손도 못 쓰고 당하기만 했다.

시즌 전체로 봐도 페퍼의 리시브 효율은 26.27%로 여자부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조 트린지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연패 탈출을 위해선 리시브 능력이 향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시브를 잘 해서 반격을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도 이 문제점은 전혀 고쳐지지 않았다.

페퍼 조 트린지 감독. KOVO 제공

부족한 부분만 있었던 건 아니다. 페퍼는 2세트부터 3세트 초반까지 흥국생명을 압박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야스민은 2세트에서 63.16%의 공격 성공률로 코트 위에서 홀로 두 자릿수 득점(12점)을 기록했다. 박정아(187cm), MJ 필립스(등록명 필립스·182cm), 이한비(178cm)도 공격을 틈틈이 도왔다.

그러나 페퍼는 가면 갈수록 더 빠른 속도로 무너졌다. 트린지 감독은 이에 대해 "토스와 공격이 예측하기 쉽게 진행됐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흥국생명이 블로킹과 수비를 하기 쉬웠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언제쯤 연패의 악몽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페퍼는 오는 23일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6라운드 첫 경기 한국도로공사와 원정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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