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병원에서 응급·당직 체계의 핵심을 맡는 전공의들이 6천 명 넘게 사직한 가운데 임상강사와 전임의들도 "현재 상황에서는 의업을 이어갈 수 없다"고 호소했다.
전임의는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전문의를 취득한 후 병원에 남아 세부 전공을 배우는 의사들이다. 임상강사는 교수로 정식 채용되기 전 계약제로 일하는 의사들이다.
20일 대한의사협회는 전국 82개 수련병원에서 근무 중이거나 근무 예정인 임상강사·전임의들의 입장문을 공개했다.
이들은 "전공의 수련을 마치고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로도 수련 병원에 남아 더 나은 임상의·연구자로서의 소양을 쌓고자 했지만, 의료 정책에 대한 진심 어린 제언이 모두 묵살되고, 의사가 국민을 위협하는 세력으로 매도되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의업을 이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대 증원은 낮은 필수의료 수가와 비정상적인 심사기준 등 의료계의 현실과 고령화·저출산으로 야기될 앞으로의 보건 현실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 사안은 단순히 의대 정원 문제로 치부될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통 없이 장기적 의료 문제를 야기할 잘못된 정책을 강행해 의료 혼란과 공백을 초래한 복지부에 의료인에 대한 협박과 탄압을 중단하고, 지속가능한 보건정책을 위한 의사들과의 진정한 소통을 시작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이들이 사직 대열에 가세할 경우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의료 공백이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9일 오후 11시 기준으로 전국의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이들 병원의 소속 전공의 55% 수준인 641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직서 제출자의 25% 수준인 1630명은 근무지를 이탈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