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공개된 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의 '이지'(EASY) 트레일러 '굿 본즈'(Good Bones)에서 멤버들은 허름한 건물의 복도를, 쓰레기가 나뒹구는 거리를 걷는다. 카즈하는 아예 치맛자락을 양손으로 잡고 성큼성큼 걷는다. 데뷔 앨범 때부터 이어진 '워킹'은 이제 르세라핌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두려움 없는'(fearless) 태도로 일관된 당당함을 선보인 르세라핌은, 그 힘찬 발걸음 뒤에 나름의 고민과 불안이 있었다고 털어놓을 예정이다.
르세라핌은 19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미니 3집 '이지' 쇼케이스를 열고 동명의 타이틀곡과 수록곡 '스완 송'(Swan Song) 무대를 최초 공개했다. 방송인 신아영이 진행한 이날 쇼케이스의 시작은, 역시나 르세라핌 멤버들의 워킹이었다.
관련 질문이 나오자, 사쿠라는 "데뷔 트레일러부터 계속 런웨이하고 있는데 르세라핌이라는 팀이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이지' 트레일러에서는) 그냥 길거리도 우리는 런웨이로 만들겠다는 의미"라고 소개했다. 이어 "저희 이번에 팝업스토어도 내게 됐다. 점점 르세라핌이라는 팀이 브랜드화되는 거 같아서 좋다"라고 전했다.
카즈하는 "그전에는 당당함을 내세웠다면 이번엔 멤버들의 내면에 집중한 앨범이다. 그만큼 더 솔직하고 인간적인 르세라핌 보여줄 수 있는 앨범이 완성된 것 같다. 르세라핌의 새로운 시도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또한 "당당하고 강한 모습 보여드렸지만 이런 모습은 저희도 타고난 게 아니라 엄청난 노력으로 만들어낸 것"이라며 "무대 뒤 르세라핌의 피땀 눈물 표현한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사쿠라는 "르세라핌의 성장이 잘 보이는 컴백이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무대를 빨리 보여주고 싶을 만큼 만족스럽다"라고, 허윤진은 "'르세라핌이 이런 느낌도 할 수 있어?' 하는 반응이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김채원은 "저희 르세라핌의 당당한 모습 이면에 존재하는 고민과 불안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앨범"이라며 "트랩, 올드스쿨 등 되게 색다른 장르에 도전했고 '르세라핌의 소화력은 한계가 없구나' 생각이 들 정도로 열심히 준비했다"라고 강조했다.
카즈하는 "'되게 힙하다'고 느꼈다. 기존 곡들은 듣자마자 강한 중독성이 느껴졌는데 기존은 이번에는 은은한 중독성 그런 맛이 있는 노래"라고 소개했다. 허윤진은 "작년 투어 때 듣게 되었는데 첫 감상부터 너무 마음에 들어서 씻을 때, 차에서 이동할 때, 시도 때도 없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빌보드 '핫 100'에 올라보고 싶은 마음"이라고 전했다.
안무에 관해 사쿠라는 "'르세라핌치고는 쉬워 보이는데?' 할 수 있지만 절대 절대 쉽지 않다. 저희가 했던 모든 안무 통틀어서 ('이지'가) 제일 어려운 거 같다. 퍼포먼스가 (노래) 가사를 제일 잘 표현한 거 같다"라고 바라봤다. 카즈하는 "올드스쿨 힙합 장르가 그루브, 표현력이 중요한 안무이다 보니까 힙함과 여유를 보여주려고 했다"라고 부연했다.
허윤진은 "데뷔 전에도 데뷔 후에도 열심히 연습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한 제 자신이 뭔가 자랑스러운 거 같다 무대 하면서 연습의 보람을 느낄 때가 오면 굉장히 뿌듯하고 기분이 좋은 거 같다"라며 "이번 컴백을 준비하면서도 연습에 공을 많이 들인 거 같다 체력 키우기 위해 매 시간 3㎞ 달리면서 노래 부르면서 연습했다. 체력적인 부분 많이 신경썼던 거 같다"라고 밝혔다.
사쿠라는 "르세라핌 특징이 독기라고 생각하는데 가사가 독기가 장난 아니다, 이번에도 르세라핌 같다"라며 "(저희는) 사랑받을 수 있을까 불안하기도 하고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음악을 들려드리다 보니까 날것의 감정을 보여드린다는 게 오히려 더 멋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스스로 "되게 생각이 많은 성격"이라고 말문을 연 허윤진은 "앞으로 어떤 얘기를 해야 할지 고민도 많았는데 사람들도 양면성이 있지 않나. '당당한 것도 나고 고민과 불안 가지고 있는 것도 나'라고 음악으로 풀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너무너무 좋았고, 르세라핌 통해서 솔직해지면서 저의 불안과 고민을 많이 극복할 수 있는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무대 위 화려한 모습을 위해 애쓰는 모습을 이야기하는 것에 두려움은 없었을까. 허윤진은 "저희가 '당당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다가 불안한 걸 보여드려서 왜 이렇게 달라졌지?' 하실 수도 있지만 저희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 저희가 실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하는 팀이다 보니까 되게 부담되기도 했지만 솔직한 만큼 드릴 수 있는 위로와 감동이 크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더 강해지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이 노래 통해서 르세라핌이 더 가깝게 느껴졌으면 하는 마음도 큰 거 같다"라고 답했다.
르세라핌은 K팝 가수 중 최단기간에 미국 대형 야외 음악 페스티벌 '코첼라' 무대에 설 예정이다. 어떤 무대를 준비 중인지 묻자, 김채원은 "생각보다 빨리 기회가 와서 너무 신기하고 영광스럽고 아직까지 실감 안 난다. 저희 팀을 더 알릴 기회라고 생각하고 아주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코첼라 이후의 목표로 사쿠라는 돔 단독 콘서트를 들었다.
'이지'를 비롯해 '굿 본즈'(Good Bones) '스마트'(Smart) '위 갓 투 소 머치'(We got to so much)까지 총 5곡이 수록된 르세라핌의 미니 3집 '이지'는 오늘(19일) 저녁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발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