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된 가운데, 해당 사건을 서울 종로경찰서가 맡아 본격 수사에 나선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1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3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 대해 서울경찰청에 고발장이 접수돼 서울 종로경찰서에 배당했다"면서 "향후 고발인 조사를 진행하는 등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업무방해와 강요,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를 받는다. 앞서 지난 13일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서울경찰청에 정 회장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다.
고발 당시 서민위는 "정 회장이 협회 관계자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클린스만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임명했다"며 "이는 강요에 의한 업무방해"라고 주장했다.
또한 "클린스만 감독을 해임할 때의 위약금, 해임하지 않을 때 지불해야 할 금액, 또 처음 계약 후 지급한 금액이 공금임에도 피고발인의 일방적 연봉 결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16일 대한축구협회는 임원 회의를 열어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확정했다. 결정 내용은 클린스만 감독에게 전화로 통보됐다.
같은 날 정 회장은 언론에 경질 사실을 밝히면서 클린스만 전 감독의 선임 절차에 대해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선임 과정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클린스만 전 감독은 최근 독일 언론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우연히 만난 정 회장과 감독 부임에 대한 교감을 나눴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져 '거짓 해명' 논란까지 불거졌다.
축구 대표팀은 지난달 중순부터 카타르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준결승 탈락한 뒤 후폭풍을 겪어왔고, 그 중심에서 비판받던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2월 말 부임한 뒤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한국 대표팀을 떠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