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영의 '황금 세대'들이 사상 첫 세계선수권 단체전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이호준(제주시청), 이유연(고양시청), 김우민(강원도청), 황선우(강원도청) 순으로 출전한 한국 수영 대표팀은 16일 카타르 도하의 어스파이어돔에서 열린 2024 국제수영연맹 세계수영선수권 대회 남자 계영 800m 예선 2조 경기에 출전해 7분07초61의 기록으로 조 1위이자 전체 2위를 차지해 결승행 티켓을 땄다.
총 8개 나라가 결승에 진출하는 가운데 중국이 7분06초93으로 1위를 차지했고 7분08초48만에 레이스를 마친 이탈리아는 한국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작년 후쿠오카 대회에서 나란히 금·은메달을 획득했던 영국(7분10초15)과 미국(7분10초70)은 나란히 6,8위를 차지해 결승에 올랐다.
한국 대표팀은 예선 통과로 2024 파리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다.
서서히 단체전에서도 힘을 발휘하고 있는 한국은 3회 연속 세계선수권 계영 800m 결승에 진출했다. 대표팀은 2022년 부다페스트 대회와 2023년 후쿠오카 대회에서 연거푸 한국 신기록을 수립하며 각각 6위에 올랐다. 지난해 대회에서는 7분4초07의 기록을 남겼다.
거침없는 대표팀의 '황금 세대'는 작년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후쿠오카 대회 이후 두 달 만에 기록을 2초 이상 앞당기며 7분01초73의 성적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최고이자 아시아 신기록이었다.
당시 황선우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4명 모두 정말 우리나라 한국에서 나올 수 있는 기록인가 싶을 정도로 좋은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는데 이는 허언이 아니었다. 대표팀은 중국의 단거리 간판 스타 판잔러와 왕순 등이 출전한 중국(7분03초40)을 제치고 금빛 역영을 완성했다.
계영 종목은 특정 선수에게만 의존해서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는 종목으로 그동안 수영 저변이 넓은 수영 강국들,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일본이 강세를 보였던 종목이다. 한때 '마린보이' 박태환에 절대적으로 의존했던 한국 수영은 계영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 계영은 황선우와 김우민을 필두로 '황금 세대'의 등장에 힘입어 국제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21년에 개최된 도쿄올림픽에서 7분15초대 기록을 남겼던 대표팀은 2년 동안 기록을 약 14초 단축하며 세계적인 강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
만약 대표팀이 다시 한 번 기록을 단축해 아시안게임 때 수립한 아시아 기록을 뛰어 넘는다면 충분히 금메달도 노려볼 수 있다. 이미 파리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한 계영 종목의 강국들이 불참했거나 2진급 선수들을 파견한 만큼 입상 가능성은 충분하다.
무엇보다 '황금 세대'는 개인전 못지 않게 단체전에 진심이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개씩을 수확한 황선우와 김우민은 그동안 개인 종목만큼이나 단체전에 애착을 드러내왔다. 결승전은 한국시간으로 17일 오전 2시33분 같은 장소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