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로우 공백에 힘겨운 승리…흥국생명, 1위 탈환은 다음 기회에

환호하는 흥국생명 김연경과 김미연. KOVO 제공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이 외국인 선수 없이 리그 5연승에 성공했다. 다만 61일 만에 노린 1위 자리 탈환은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흥국생명은 15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5라운드 IBK기업은행과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 대 2 (25-18 26-24 23-25 24-26 15-12) 풀 세트 접전 끝에 승리했다. 먼저 초반 2세트를 따내며 1위 탈환에 한 걸음 더 다가갔지만 3, 4세트를 허용하며 경기가 5세트로 이어지는 바람에 최상위 자리는 다음으로 미뤄졌다.

이날 흥국생명은 윌로우 존슨(등록명 윌로우·191cm)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악재 속에서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다양한 선수들이 합심해 윌로우의 공백을 메웠다. 대신 투입된 김미연(177cm)은 11득점을 기록했고, 최근 기세가 좋았던 김연경(192cm)과 레이나 토코쿠(177cm)가 각각 30점, 23점을 기록했다. 여기에 베테랑 김수지(188cm)까지 중요한 순간 존재감을 드러내는 등 11점을 얻어내며 팀의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반면 IBK기업은행은 봄 배구 희망을 이어 가기 위해 승리가 필요했지만 승점 1에 만족해야 했다. 뒷심을 발휘하면서 경기를 잘 치르고도 5세트를 빼앗겨, 흥국생명전 이번 시즌 전패를 기록하게 됐다. 김호철 감독은 경기 전 "중요한 시점에 범실로 경기를 넘겨준 적이 많았다"며 이날 경기 필승을 다짐했지만 흥국생명전 승리를 6라운드로 미뤄야 했다.

윌로우 존슨. KOVO 제공

1세트부터 두 팀은 접전을 벌였다. 세트 중반까지 벌어진 점수 차가 2점이 최대일 만큼 두 팀의 경기력은 우위를 가리기 힘들었다. 흥국생명 아본단자 감독은 경기 전 "오늘은 피지컬 이슈가 있다"며 윌로우의 부상 소식을 알렸다. 흥국생명 관계자에 따르면 윌로우는 직전 현대건설과 경기에서 오른쪽 무릎 인대에 부상을 입었다. 다만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고 전했다.

세트 초반 윌로우 공백은 느껴졌다. 윌로우를 대신해 출전한 김미연 쪽에서 득점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윌로우와 삼각 편대를 이뤄 공격을 주도했던 김연경과 레이나가 세트 막판 불을 뿜으며 25 대 18, 세트 승리를 가져왔다.

김연경과 레이나는 1세트에서 각각 7점, 5점을 뽑아내며 IBK기업은행을 괴롭혔다.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은 경기 전 "윌로우보다 김연경, 레이나가 더 걱정된다"고 경계한 바 있는데, 1세트부터 말이 실현된 것이다. 특히 18 대 18로 맞서고 있을 당시 김연경, 레이나에 더해 초반에 잠잠하던 김미연까지 득점에 가담하면서 연속 7득점을 기록하며 승부의 추를 기울였다.

반면 IBK기업은행은 흥국생명전 시즌 전패를 끊기 위해 세트 중반까지 훌륭한 경기력을 보였다. 그러나 세트 후반부 공격 성공률이 극도로 낮아졌고, 리시브도 상대보다 원활하지 않으면서 1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공격하는 흥국생명 김수지. KOVO 제공

2세트에선 대역전극이 펼쳐졌다. 흥국생명이 22 대 24까지 몰린 상황에서 연속 4점을 얻어내며 26 대 24 승리를 가져왔다.

중요한 순간 김수지의 놀라운 득점이 연속으로 터져 나왔다. 김수지는 23 대 24로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상대 외국인 선수 브리트니 아베크롬비(등록명 아베크롬비·191cm)의 퀵 오픈 공격을 완벽한 블로킹으로 막았다.

이어진 혼전 상황에서도 김수지는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순식간에 경기장 분위기를 바꿨다. 여기에 1세트 초반 부진했던 김미연이 2세트 6득점, 공격 성공률 71.43%를 기록하며 역전극에 힘을 보탰다.

득점 후 기뻐하는 IBK기업은행 선수단. KOVO 제공

3세트에선 IBK기업은행이 역전승으로 2세트 역전패를 앙갚음했다. IBK기업은행은 세트 막판까지 리드를 허용한 채 쫓아가는 입장이었지만, 막판 집중력을 살리며 세트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스코어는 25 대 23. 표승주(182cm)가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8점을 성공시키며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IBK기업은행의 기세는 4세트에서도 이어졌다. 두 팀은 매 랠리를 쉽게 끝내지 않았다. 끈질긴 수비 싸움이 이어진 경기 양상에서 조금 더 집중력이 높았던 건 IBK기업은행이었다. 스코어는 26 대 24. IBK기업은행의 승리였다. 경기가 풀 세트로 향하는 바람에 흥국생명의 61일 만의 선두 탈환은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세트 스코어 2 대 2로 치열하게 맞붙은 두 팀의 마지막 세트는 흥국생명의 몫이었다. 흥국생명은 세트 초반부터 리드를 이어갔다. 결국 김연경의 6득점에 힘입어 승리를 챙겼다.

이날 승리로 5연승에 성공한 흥국생명은 오는 20일 '최하위' 페퍼저축은행을 홈으로 불러들여 5라운드 전승 도전에 나선다. IBK기업은행은 18일 GS칼텍스를 상대로 분위기 반전을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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