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열리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에서 류젠차오 현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차기 외교부장(장관)으로 임명될 것이 유력한 가운데 이것은 중국이 '전랑(늑대전사) 외교'에서 벗어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보도에서 "국내 외국인 투자 감소에 직면한 중국은 미국과 유럽에서 이미지를 완화하고 일부 이웃 국가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려고 노력해 왔다"면서 그 분위기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이로 류 부장을 지목했다.
NYT는 전랑 외교의 상징이었던 친강 전 외교부장이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내연 관계 문제로 축출된 뒤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외교부장을 겸직하고 있는 것은 부자연스러운 상황이라며, 류 부장이 곧 차기 외교부장으로 임명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류 부장의 차기 외교부장 임명은 시진핑 체제 하에서 중국의 강압적인 자세를 상징하게 된 거친 '전랑 외교'에서 벗어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NYT는 그 근거로 류 부장이 대만 문제를 비롯한 민감한 이슈와 관련해 거친 언사 없이 중국의 입장을 잘 대변하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고 강조했다.
한 회의에서 그와 대화한 바 있다는 대니 러셀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 부소장은 "류 부장은 당의 노선을 조심스럽게 낭송하는 대부분의 중국 외교부 관리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당 고위 간부의 여유로운 자신감을 대화에 불어넣는 경험 많은 외교관"이라고 말했다.
류 부장은 지난해 영국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전랑 외교에 대한 질문을 받자 "중국은 전 세계 친구들과 사귀고 싶어 한다"며 전형적인 우호적 방식으로 답변했다. 다만 "중국이, 중국 정책이 압박받을 때 우리는 투지를 발휘한다"고 덧붙였다.
류 부장은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포함한 기간인 2001~2009년 외교부 대변인을 맡아 지명도를 올렸고, 2015년부터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부국장(차관급) 맡아 해외로 도피한 부패혐의자를 국내로 송환해 오는 '여우 사냥'을 주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