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산하 매체가 신문과 라디오, 유튜브 채널을 동원해 영화 '건국전쟁' 관련 대대적인 홍보성 보도를 쏟아냈다. 국방부는 산하에 국방홍보원을 두고 국방일보와 국방TV, 국방FM(라디오) 등 매체를 운영하고 있다. 또 '국방TV'(83만명), '국방 NEWS'(15만명) 등 4개 유튜브 채널을 소유하고 있기도 하다.
14일 국방일보는 지면 2개면을 할애해 영화 '건국전쟁' 김덕영 감독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이날 국방일보는 12~13면을 김 감독의 큼지막한 사진과 함께 한 면을 모두 글로 채운 인터뷰, 이승만 전 대통령의 카퍼레이드 사진, 짧은 박스기사로 장식했다.
국방일보는 "'건국 대통령' '국부(國父)'로 불리며 칭송받는 동시에 '친일파' '미국의 꼭두각시'라는 야유에 시달리는 이가 바로 이 전 대통령"이라며 "하지만 최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은 이 전 대통령을 둘러싼 부정적 인식이 왜곡에서 비롯됐다고 선언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썼다.
해당기사는 전날 오후 온라인 국방일보에 먼저 실리기도 했다.
신문과 함께 방송에서도 '건국전쟁' 관련 소식이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13일 국방FM '시사토크쇼 프리즘'에서는 특별 기획 코너로 김 감독 인터뷰가 편성됐고 유튜브 채널 '국방 NEWS'에도 영상보도가 올라왔다.
실제 유튜브 채널 '국방 NEWS'에는 ''건국전쟁' 흥행돌풍!!! [국방홍보원]'이라는 제목의 보도영상이 게재됐다.
기자는 보도에서 "1945년 해방 이후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고 지켜내기 위해 노력한 이승만 대통령, 그리고 건국 1세대의 희생과 투쟁을 담고 있다"며 "일반 상업영화와 달리 홍보나 마케팅을 거의 하지 않고 입소문으로만 흥행을 일구고 있어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포털 사이트 관람객 평점은 9.77점을 기록할 정도로 실제 관객 후기는 호평이 많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인터뷰에서 "한미상호방위조약이 1953년도에 체결이 되고 실질적인 발효가 그 이후 이뤄지는데, 이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이 안전하게 오늘날 같은 경제 번영을 이룩할 수 있는 데 정말 중요한 토대였다"고 말했다.
3분 34초 분량 영상에는 시민 인터뷰도 2건 포함됐다. 시민 인터뷰는 모두 이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는 내용이다. 한 시민은 "정말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서 이승만 정부께서 힘써주신 것들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알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또 한국의 역사교육이 왜곡된 것들을 바로잡아줬으면 하는 것들을 느꼈다"며 "이런 외로운 길을 걸어오신 이승만 정부께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또다른 시민도 "이승만 대통령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그 사실이 정말 이 영화를 통해서 다시금 깨닫고 또 우리가 다시 생각을 하게 됐다"며 "역사의 반역자가 아닌 진정한 애국자 이병, 우리 건국의 아버지이신 이승만 대통령을 다시 존경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건국전쟁'이 뉴라이트 역사관과 관련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영화감독들이 쓸데없이 이런 영화 안 만들었으면 좋겠다. 다 장사하는 건데 여기다 '건국 전쟁'이라고 붙었다. 역사 수정주의다"라며 "대한민국 헌법에 4·19가 명시돼 있다. 반헌법적인 일들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뉴라이트들의 개인적인 사관이다. 그 사람들 그런 생각 갖고 있는 것을 누가 말리겠나"라며 "이명박 정권 때부터 사람들 이런 것 하다가 실패했지 않나. 이제 안 했으면 좋겠고 제발 역사를 가지고 정치 좀 안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헌법에는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한다'고 명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