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14일 발표한 '경제전망 수정'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5%로 예상했다.
지난해 11월 전망치 2.6%에서 0.1%p 내려간 수치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치 또한 기존 2.4%에서 2.3%로 0.1%p 낮췄는데 KDI는 "내수 증가세 둔화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망에서 민간소비는 상품소비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둔화한 점을 고려해 증가율이 지난해 11월 전망치 1.8%보다 역시 0.1%p 하락한 1.7%로 조정됐다.
KDI 정규철 경제전망실장은 "고금리가 민간소비 부진 주요인인데 당분간은 고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올해는 민간소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내수의 또 다른 축인 투자도 부진이 예상된 가운데 그나마 설비투자 증가율은 2.3%로 기존 전망 대비 0.1%p 하향 조정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건설투자는 부동산경기 하락이 반영되면서 1.4%나 줄 것으로 예상돼 감소 폭이 기존 1.0%보다 훨씬 커졌다.
KDI는 "내수 부진으로 물가 상승세가 기존 전망보다 다소 빠르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말에는 '기조적 물가'(근원물가) 상승세가 물가안정목표인 2.0%에 근접할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 상승세 둔화에 따른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관련해 정규철 실장은 "물가가 많이 떨어지고는 있지만, 아직은 2.0%에 안착할 것이라는 확신이 충분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그러면서도 "물가 흐름이 KDI 전망대로 간다면 하반기에는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2.3%, 근원물가 2.2% 정도여서 '통화정책 기조 조정' 논의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KDI는 "최근 우리 경제가 내수 부진에도 수출 회복세가 지속되면서 경기 부진이 완화하는 모습"이라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2%를 유지했다.
KDI는 올해 수출이 반도체경기 반등과 중국과 미국 경제 연착륙 가능성 등에 힘입어 4.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1월 전망 때 증가율 3.8%보다 0.9%p나 상향됐다.
다만, KDI는 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험이 확대되거나 중국 경기가 부동산 부문을 중심으로 급락하는 경우 우리 경제 회복세가 약화해 성장률이 2% 안팎에 그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대내적으로는 부실 건설업체 구조조정이 관련 부문에서 신용경색을 일으키는 등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할 경우 건설투자 부진 심화로 실물경기에 부정적 요인이 될 가능성도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