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증원 방침에 의료계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릴레이 회의 끝에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전공의협의회는 일단 집단 행동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파업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정부의 의대증원 등에는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어 갈등은 오히려 커지는 모양새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한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회장은 전날 자신의 SNS에 업무개시명령, 면허 취소를 언급하며 젊은 세대를 위협하는 정부를 어떻게 신뢰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지금이라도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2,000명 의대 증원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재논의하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업무개시명령, 면허 취소를 언급하며 젊은 세대를 위협하는 정부를 어떻게 신뢰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정부에 젊은 의사들의 분노와 좌절을 외면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집단 사직서 제출 등 강경 대응보다는 잘못된 정부 정책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전공의협의회의 이같은 '신중' 모드에 정부는 다행이라면서도 상황을 계속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은 "전공의들이 단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 표명이 없는 점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환자 곁을 지켜주시는 결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전공의가 될 예정이던 인턴이 유튜브에 공개적으로 사직 선언 영상을 올려 파장이 예상된다.
사직이 '개인 사유'라면서도 이번 의대 증원과 무관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는 "더 이상 의업을 이어가기 힘들다"면서 "이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던 이유를 기득권 집단의 욕심과 밥그릇 지키기로 치부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또 "영상을 보고 내가 집단행동을 선동한다고 생각한다면 면허를 가져가도 좋다"며 자신의 면허 번호를 공개하기도 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수도권 빅5 병원 중 하나여서 해당 사직 영상이 향후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러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도 전날 저녁 온라인 총회를 열고 동맹휴학 등 집단행동을 논의했다.
이런 가운데 의사협회 김택우 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첫 기자회견을 열고 집단행동 방침을 밝힐 예정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회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의대정원 증원 저지 투쟁 과정에서 정부의 어떤 압박이나 강요에도 굴복하지 않고 목표를 달성하겠다"며 "힘든 투쟁에 회원 모두가 하나로 단결해 투쟁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의협은 오는 15일 전국 곳곳에서 의대증원 반대 집회를 열고 오는 주말에 회의를 열어 총파업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