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O의 힘이 되어 주세요♥ 국민의힘 여론조사 02, 070 전화 꼭 받아주세요. 사랑합니다! 이깁니다!"
4·10 총선이 6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급증하는 선거 관련 문자메시지와 전화 여론조사로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언론사 등이 의뢰한 일반 여론조사와 함께 여야 후보의 적합도 조사가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6일 서울 일부 지역 시민들에게 여당 예비후보 이름이 들어간 여론조사 참여 독려 문자메시지가 전송됐다. 여당이 전날부터 공천 심사 평가에 반영하는 후보별 경쟁력 여론조사에 돌입하면서다.
시민 A(34)씨는 "하루에 (설문조사 전화가) 기본 두 통씩은 오는 것 같다. 한 번 안 받으면 바로 또 오고, 두 번 안 받으면 다음 날 또 오는 것 같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누리꾼들도 "오늘만 갑자기 10통 넘게 전화가 왔다. 집착하는 애인도 이 정도는 안 하겠다", "차단해도 번호를 바꿔서 온다", "세 번 차단했는데 네 번 왔다", "유독 이번 선거에 전화가 더 많이 오는 것 같다" 등 불만을 쏟아냈다.
공천을 위한 여야의 전화 여론조사가 본격화한 가운데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지난달 여당의 한 중진 의원실은 지난달 25일까지 진행된 당 공천 배제(컷오프) 설문조사에 대비해 '전화방'을 차려두고 하루에 3~4시간씩 전화를 돌렸다. 또 다른 경기 지역 야당 현역 의원실도 매주 4만 명에게 문자를 돌렸다.
여론조사와 함께 각 후보들의 지지호소 전화까지 겹쳐 시민들의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 지난달 24일 중앙선거여론 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 등에 따르면 2017년 5월 여론조사 기관 등록제 시행 초기 전국 기준 27곳이었던 여론 조사기관은 올해 88곳까지 늘었다. 조사기관이 늘면서 전화조사가 폭증한 것도 시민의 불편을 가중시킨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포털 블로그 등에도 예비후보들의 여론조사 홍보물이 즐비하다. 네이버 포털에서 '국민의힘 여론조사'를 검색하면 각 후보자들의 블로그에 올라온 여론조사 안내문 등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현역 의원들 중에는 유튜브로 여론조사를 독려하는 경우도 있다. 야당 국회의원 후보적합도 여론조사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김의겸 의원은 유튜브 쇼츠로 여론조사 독려 콘텐츠를 만들어 올렸다. 이들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각각 9천명, 12만명이다.
SNS에선 사용자들이 여론 조사 차단 방법 공유에 나섰다. 특히 '선거전화 영원히 안오게 하는 법(3초컷)'이라는 제목의 유튜브 콘텐츠가 재주목받고 있다.
영상에 따르면 통신사별 특정번호로 전화를 걸면 여론조사 기관에 본인의 번호를 가상번호 형태로 제공하는 것을 거부할 수 있다. 지난해 올라온 해당 영상에는 최근까지도 누리꾼들의 댓글이 줄지어 달리며 조회수 95만회를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