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공명이 돌아왔다.
공명은 지난 2021년 12월 입대해 지난해 6월 육군 병장 만기 전역하며 18개월의 공백기를 가졌다. 그러나 공백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한산: 용의 출현' 이억기 역, '킬링 로맨스' 김범우 역으로 쉼 없이 스크린에 모습을 비추며 관객들과 만났다.
그러나 이번 '시민덕희'는 앞선 영화들과 다른 점이 있다. 바로 공명이 영화 홍보에 참여하며 관객들과 직접 만나게 된 것이다. 여러 의미에서 '시민덕희'는 공명에서 소중한 작품이자 팬들과의 연결고리가 되어 준 고마운 작품이다.
'시민덕희' 시나리오를 만난 순간 공명은 꼭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일단 존경하는 선배 라미란이 출연하는 것은 물론 시나리오 자체가 가진 '재미'가 컸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 안에서 재민을 연기하며 자신 안에 있는 새로운 얼굴을 끌어낼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다.
과연 공명은 '시민덕희'를 통해 자신의 어떤 얼굴을 만났는지 그리고 공백 아닌 공백을 지난 후 어떻게 새롭게 나아갈 것인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공명을 한 걸음 나아가게 한 '시민덕희'
전역 이후 '시민덕희'로 관객들과 만나게 된 공명은 아쉬움과 고마움이 교차하는 마음을 안고 열심히 홍보에 나서고 있다. 그는 "전역하고 개봉하게 된 건 큰 행운인 거 같다는 생각을 최근 하고 있다"며 "복무 중 개봉한 '한산'과 '킬링 로맨스'는 군대 안에서 응원해 아쉬움이 컸다. 이를 '시민덕희'로 풀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할 따름이라 생각해 홍보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막내 형사로 선배들과 함께 통닭도 튀기고 범인 검거에도 나서고('극한직업'), 이순신 장군을 믿고 따르며 한산대첩에도 참전하고('한산: 용의 출현'), 사수생이라 입시 준비에 바쁨에도 좋아하는 배우를 위해 남편 죽이기에도 나서는('킬링 로맨스') 등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역할로 바쁘게 활약했다. 그런 공명에게도 '시민덕희'는 새롭다.
극 중 공명은 고액 아르바이트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가 보이스피싱 조직에 납치되며 피해자이자 가해자가 되는 인물이다. 공명은 재민이란 캐릭터를 본 순간 관객들에게 조금은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들었다.
공명은 자신이 해석하고 이해한 재민에게 가장 중요한 장면은 영화의 후반부, 재민이 덕희에게 사과하는 장면이라고 생각해 더욱더 공들여 연기했다. 그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납치돼 가해자가 된 재민의 입장에서 진심을 담을 수 있는 게 바로 그 대사에 있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입대 전 '시민덕희'를 찍고, 제대 후 개봉을 앞둔 '시민덕희'를 보게 됐다. 과거의 공명이 연기한 재민을 보며 현재의 공명은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한 느낌을 받았다"며 웃었다.
10년 계획 이룬 공명의 새로운 10년 계획
'시민덕희'를 통해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는 말 뒤에 '새로운 모습'에 대한 갈증이 숨어있는 건 아닌지 물었다. 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없다"고 말했다.
"김한민 감독님이 그런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배우로서 어떤 한 캐릭터, 비슷한 캐릭터여도 그걸 그 나이대에 맞게 파고 깊이 들어가면 또 다른 게 나온다고 말이죠. 그래서 관객들과 시청자들이 저의 밝은 캐릭터를 사랑해 주신다면 더 좋은 모습으로, 더 다른 느낌으로 보여드리는 게 좋을 거 같아요. 그러다가 '시민덕희'와 같은 기회가 온다면 열심히 하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인 거 같아요."
그는 "복무할 때 마음가짐이 정말 나한테는 크게, 한 번 더 달라지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복무 기간인 18개월만큼은 안 쉬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려고 한다"며 "물론 불러주셔야 안 쉬는 거긴 한데, 그만큼 열심히 할 자세를 갖고 있고, 안 쉬고 싶다"고 말했다.
공명은 자신이 스무 살 때 세웠던 계획을 들려줬다. 무언가 큰 걸 바라거나 조급해 하지 말고, 앞에 있는 것들과 현재 작품에 충실하며 하나씩 해나가자는 거였단다. 그는 "그러면 서른이 되면 더 많은 걸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며 "그런 지점에서 최근에 내게 잘했다고 이야기했었다"고 말했다.
"제가 스무 살 때는 '더 좋은 배우로서 더 좋은 모습을 서른 살 때 보여줄 수 있을 거야!'라고 계획했거든요. 앞으로의 10년은 개인적으로나 배우로서나 '더 깊게 생각하고 조금 더 깊이 파고드는 10년이 되어 보자!'는 목표를 일기로 썼어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