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 시인' 나태주 시인이 새 산문집 '꽃이 사람이다'를 펴냈다.
2014년 충남 공주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일본식 가옥으로 풀꽃문학관을 연 지 10년이 지난 올해 새로운 문학관 개관을 앞두고 풀꽃문학관을 돌아보는 책을 써냈다.
그의 대표작 '풀꽃'을 비롯해 나 시인의 시와 산문에는 풀꽃이 빠짐없이 등장한다. 이번 산문집에서도 2월 아직은 삭막한 늦겨울부터 자연이 움트는 봄을 지나 여름꽃을 활짝 피우는 초여름까지 풀꽃문학관의 풍경을 기록했다.
"해마다 봄이 쉽게 오지 않는다. 멀리서 망설이면서 더디게 더디게 온다. 발자국 소리만 들려준다든가 숨소리만을 미세하게 들려주다가 어느 날 벼락 치듯 달려온다. 아니, 온 세상을 덮어버린다. 올해의 봄은 또 그렇게 올 것이다."
풀꽃문학관을 둘러싼 꽃과 나무 이야기뿐 아니라 유년 시절의 추억, 생명의 소중함,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 삶의 철학에 대한 나 시인 특유의 따뜻한 문체가 봄바람처럼 책장을 넘긴다.
"시를 두고도 쓸모를 생각해 본다. 도장지처럼 웃자라 겉으로만 멀끔하니 보기 좋고 훤칠한 시가 아니라 외모나 내용은 조금쯤 빈약할지라도 독자들의 요구를 충분히 들어주면서 독자들에게 친절과 도움을 함께 주는 그런 시가 되어야 한다. 날마다 그렇게 나는 뜨락에서 배우고 생각한다."
문학과 한편에 자라고 있는 나무들의 도장지. 즉 웃자란 가지를 전지가위로 잘라내는 동안에도 나 시인은 그의 시가 독자들의 마음에 닿을 수 있도록 스스로를 다잡고자 한다.
나 시인의 시에 등장하는 꽃이 사람의 마음처럼 움직이듯이 이번 산문집에서도 그는 풀꽃문학관의 풍경 속에 문학관의 풀꽃 풍경을 그리다가도 자전거를 타고 문학관을 지나는 나 시인의 모습을 그려내기도 한다. 그리고 꽃과 나무를 찾은 우리 마음을 치유하듯, 나 시인의 꽃을 품은 글들이 우리 마음에 포근하게 안겨온다.
"올해도 봄이 되면 어김없이 풀꽃문학관 뜰이며 화단 여기저기에 풀꽃들은 피어나 다시금 지천의 세상을 이루고 그들의 천국을 보여줄 것이다."
나태주 지음 | 샘터 | 27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