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권 지각변동…"성수·한남 성장, 가로수길·홍대 부진"

"성수, 트렌디한 카페·레스토랑, 팝업스토어 성지로 부상하며 주요 상권화"

박종민 기자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며 서울 상권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 글로벌 종합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코리아가 최근 발간한 '2024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MZ세대 및 외국인 관광객 집객에 성공한 성수, 한남, 도산대로 등이 유망 상권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평균 8.4%를 기록한 가운데 성수동 상권과 겹치는 뚝섬 상권의 공실률은 2.5%를 기록했다.

한남동이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지난해 4분기 0%대로 공실이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산공원을 중심으로 형성된 도산대로 상권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 역시 작년 4분기 3.3%로 매우 낮았다.

CBRE코리아는 특히 성수동 상권에 대해 "트렌디한 카페와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두드러지며, 개성 있는 브랜드들이 진출하고 팝업스토어의 성지로 부상하며 주요 상권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주거, 업무, 리테일이 골고루 어우러지며 견고한 배후 수요를 바탕으로 뷰티, 패션, 식음료(F&B) 등 다양한 업종이 연이어 출점하면서 상권의 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남동 상권에 대해서는 "MZ세대가 선호하는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 매장과 공연·전시 공간 등을 갖추고 인근 고급 주거지의 구매력도 뒷받침되면서 높은 성장이 관찰되고 있다"면서 "향후 한남뉴타운의 개발과 함께 추가적인 상권 확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반대로 명동이나 홍대, 가로수길 상권은 주요 소비층인 MZ세대에게 어필하지 못하며 높은 공실률을 보이고 있다.

가로수길이 포함된 신사역 상권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지난해 4분기 10.2%로 2022년 4분기(10.1%)와 비슷한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홍대 상권의 공실률 역시 9.8%로 서울 평균(8.4%)을 웃돌고 있다.

CBRE코리아는 가로수길에 대해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겪으며 상권의 특색이 사라짐에 따라 명동 다음으로 높은 공실률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팬데믹을 거치며 관광객 감소로 타격을 입었던 명동 상권은 최근 스포츠 브랜드의 집성지로 거듭나고 기존에 철수했던 패션 및 뷰티 브랜드가 재입성하면서 빠르게 공실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관광객 감소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명동의 경우 2022년 4분기 43.5%에 달했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이 작년 4분기 27.7%로 12.2%p 낮아지는 등 공실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강남 상권도 경우 중대형 상가 공실률이 2022년 4분기 10.8%에서 작년 4분기 8.3%로 낮아지는 등 지난해에는 공실 회복 속도가 더딘 편이었지만, 최근 해외 식음료(F&B) 브랜드를 중심으로 점포 신규 출점이 잇따르고 있어 올해 추가적인 회복이 기대된다고 CBRE코리아 측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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