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미술전 본 전시에서는 김윤신(89), 이강승(46), 이쾌대(1913~1965), 월전 장우성(1912~2005)의 작품이 소개된다. 한국관은 구정아(57)가 개인전(오도라마 시티)을 열고 한국관 건립 30주년 기념 특별전·병행 전시·위성 전시를 통해 백남준(1932~2006), 유영국(1916~2002), 이성자(1918~2009), 신성희(1948~2009), 이배(68)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1895년 시작된 베니스 비엔날레 미술전은 세계 최대 현대미술 축제다. 올해는 브라질 출신 아드리아노 페드로사가 예술감독을 맡아 '포리너스 에브리웨어'(Stranieri Ovunque-Foreigners Everywhere·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를 주제로 11월 24일까지 열린다. 페드로사 예술감독은 "외국인, 이민자, 실향민, 망명자, 난민 예술가의 작업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한 바 있다.
올해 한국관은 야콥 파브리시우스 덴마크 아트 허브 코펜하겐 관장과 이설희 덴마크 쿤스트할 오르후스 큐레이터가 공동 예술감독을 맡았다. 구정아가 '한국 향기 여행'(Korean Scent Journey)을 콘셉트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본 전시에는 전 세계에서 332명(팀)이 참여한다. 이중 한국 작가는 4명이 포함됐다. 김윤신은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다. 1984년 아르헨티나의 굵고 단단한 나무에 매료돼 이주한 후 남미를 기반으로 활동했다. 나무와 돌 등 자연재료의 속성을 온전히 드러내는 조각을 만든다. 최근 국제갤러리, 리만머핀과 공동 소속 계약을 맺었고 3월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이강승은 서구, 백인, 남성, 이성애 중심의 주류 역사에 도전하며 그 서사에서 배제되거나 잊힌 소수자의 존재를 발굴애 가시화하는 작업을 해왔다. 공공과 민간 아카이브를 통해 재발견한 자료를 흑연과 색연필 드로잉, 금실자수, 태피스트리 등으로 제작한다.
대표작 '군상' 시리즈를 남긴 월북화가 이쾌대는 인물의 동작과 표정을 정확하게 표현해 '한국의 미켈란젤로'로 평가받는다. 일본의 영향에서 벗어난 독자적 한국화를 개척한 월전 장우성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 강감찬 장군, 유관순 열사, 윤봉길 의사 등 표준 영정 7점을 제작했다.
개막일에는 몰타기사단 수도원 중정에서 한국관 후원사인 현대자동차와 함께 '한국미술의 밤' 행사를 연다. 역대 한국관 예술감독과 참여 작가 등 국내외 미술관 관계자 3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한국관 건립에 결정적인 기여한 백남준을 기념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본 전시 기간에 맞춰 병행 전시 4건도 개최한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광주비엔날레 30주년 기념 아카이브 특별전 '마당-우리가 되는 곳'을 연다. 이를 통해 광주비엔날레의 창설 정신인 민주·인권·평화의 가치를 공유한다.
1995년 1회 광주비엔날레 출품작인 백남준의 '고인돌', 1회 대상 수상작인 알렉시스 크초의 '잊어버리기 위하여',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의 어머니들이 시민군에게 나눠 주려 만든 주먹밥을 담았던 '양은 함지박' 등을 전시한다. 소설가 한강은 현지 대학생을 대상으로 광주와 인권에 대해 강연한다.
뮤지엄 산을 운영하는 한솔재단과 빌모트재단은 이배 개인전 '달집 태우기'를 연다. 매년 정월대보름에 진행하는 민속행사인 달집태우기를 현대미술로 알리는 전시다. 관객 참여형 전시로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사유를 영상, 조각, 회화 등으로 표현했다.
위성 전시는 신성희 개인전과 다국적 작가공동체 '나인드래곤헤즈'의 '노마딕 파티'전이 열린다. 갤리러현대가 기획한 신성희 개인전은 박음 회화 연작과 엮음 회화 연작을 소개한다. '노마딕 파티'전은 16개국 8팀 35명의 작가가 전시와 콘퍼런스에 참가한다. 한국에서는 서예가 황석봉, CF 영상감독 이지송, 섬유작가 황란 등이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