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는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미국으로 떠났다. '꿈의 무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MLB) 도전 여정이 본격화한 것이다. 이정후는 이날 비행기에 오르기 전 김하성, 고우석, 김혜성에게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진심을 전했다.
우선 MLB 선배 김하성의 선전포고를 유쾌하게 맞받아쳤다. 앞서 김하성은 지난달 20일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이정후와 맞대결에 대한 질문에 "봐주지 않겠다. 나한테 치면 다 잡겠다"고 답한 바 있다.
이정후는 같은 질문에 "그건 당연히 그래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저 또한 형이 저한테 친 공을 정말 치아로라도 잡겠다"고 응수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러면서 "봐주는 건 투수들한테도 예의가 아니다. 플레이를 보러 온 팬 분들한테도 예의가 아니기 때문에 경기할 때는 사적인 감정 다 빼고 선수 대 선수로 플레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MLB 진출 확정 후 김하성이 해준 남다른 조언도 전했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공들을 보게 될 거니까 와서 느껴보라"는 말을 해줬다는 것. 이정후는 이에 "두려울 건 없다. 타석에 들어갔을 때 (그런 공이 오면) '이런 공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것 같고, 공을 치기 위해 더 노력할 것 같다"며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며 "빨리 가서 느껴보고 싶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정후는 김하성에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김)하성이 형이 먼저 잘해서 제가 좋은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한다"는 것. 그러면서 "형은 모르는 것을 물어보면 워낙 잘 알려준다"며 "중요한 시즌을 앞두고 있는 형이 아프지 않고 하시던 대로 잘해서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친구이자 매인 고우석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고우석은 지난달 4일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협상 기한을 24시간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샌디에이고와 계약하고 빅 리그 무대에 입성하게 됐다.
이정후는 "같이 잘해야 하는 입장인데, (고)우석이도 잘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어 "우석이는 하성이 형도 있으니까 적응하는 데 수월할 것"이라며 "부상 없이 자신이 꿈꿔온 리그에서 잘하면 좋겠다"고 바랐다.
2024시즌이 끝난 뒤 MLB 진출 도전을 선언한 예전 팀 동료 김혜성에 대해선 "도전을 한다고 했는데 분명히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고 북돋웠다. 이정후는 "제가 같이 선수 생활을 7년 동안 했는데, (김)혜성이는 목표를 설정하면 그것만 바라보고 하는 선수라서 분명히 좋은 결과 있을 거라 생각하고. 부상만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북돋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