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출신 노인회장, 韓에 "광주 표 몰아줄게"[이슈시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방문해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에게 민경우 전 비대위원의 '노인 비하' 발언 논란을 사과후 면담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게 "광주 표도 내가 몰아주겠다"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100억 원대 정부 지원금을 받는 대한노인회 회장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달 3일 김 회장은 한 비대위원장에게 "광주 부상자 회장에게 미리 이야기했다"며 "앞으로 협조 잘해라, 광주 표도 내가 몰아줄게"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한 비대위원장이 민경우 전 비대위원의 '노인 비하' 발언을 사과하기 위해 대한노인회를 찾아 면담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자리에서 김 회장은 한 위원에게 "1313만 60대 이상이 67%를 찍어(투표해) 노인 표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됐다"며 "노인관리를 잘해야 4월(총선)에 성공하지, 노인을 등한시하면 성공하지 못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정부로부터 백억 원 대 보조금을 받는 대한노인회 회장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 2024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올해 대한노인회는 정부로부터 131억 원을 지원받는다. 대한노인회 운영 지원금 44억 8백만 원, 대한노인회 취업지원센터 운영 지원금 87억 2천만 원이 편성 확정됐다.

국회예산정책처 '2024년도 예산안' 캡처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전 혁신위원장 때와의 사뭇 다른 태도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김 회장이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출신이라서 그렇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김 회장은 한나라당 원내 수석부총무와 사무부총장 및 당무위원 등을 지낸 3선 국회의원 출신이다. 제16대 총선 당시 낙천 분풀이로 사무총장이었던 하순봉 의원을 폭행한 일화가 유명하다. 2002년 배우자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형을 받은 바 있다.

김 회장은 한 비대위원장을 질책하면서도 "(민 전 비대위원을) 신속하게 해촉하는 걸 보고 국민의힘이 희망이 있겠다는 느낌이 든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반면 지난해 8월 '노인 비하' 논란에 휩싸인 김 전 혁신위원장이 노인회를 찾아 사과했을 때는 "사진이라도 뺨을 한 대 때리겠다"며 김 전 위원장 사진에 따귀를 날리기도 했다.


한편, 대한노인회는 다수의 선거법 위반 혐의로 논란을 산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서울 중랑구 신년인사회에서 대한노인회 중랑지회 회장이 지역구 현역 의원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4선 성공'을 격려하는 발언을 해 선거관리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했다. 신년 인사회라는 다수가 참석한 공식 석상에서 특정 인사의 실명과 함께 당선을 언급한 것으로, 특히 확성장치(마이크)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뒀을 당시에는 대한노인회 사천지회장이 약 300여 명의 회원에게 '민주당이 부정선거를 준비하고 있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집단 전송해 선관위가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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