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31일(한국 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해 8강에 진출했다.
이로써 한국은 1960년 이후 64년 만의 우승을 향한 도전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앞서 한국은 조별리그 E조 3경기에서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다. 1승2무(승점 5)를 기록, 목표로 했던 조 1위가 아닌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특히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유럽 정상급 수비수로 인정받은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있음에도 역대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다인 6실점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부진했던 탓에 언론과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이에 손흥민은 조별리그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손흥민은 "기자 분들과 이야기하고 싶었다. 선수들을 흔들지 말았으면 좋겠고, 보호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면서 "팬 분들도 온라인 상에서 선 넘는 발언 등을 하시는 것을 지켜보면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어 "축구 선수이기 전에 사람이다. 선수들은 팬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선수들을 조금만 아껴주셨으면 좋겠다. 기자 분들과 팬 분들께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당시 손흥민은 언론과 대화를 요청했고, 16강전을 마치고 하루 뒤 훈련장에서 짧게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손흥민은 "같은 목표로 나아가는 중인데, 서포트를 받아야 하는 입장인 것 같다"면서 "서포트를 받아야 나아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16강전이 좋은 예시였다. 많은 분들 웃게 해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언론과 팬들에게 응원을 부탁한 손흥민은 "결승까지 2주도 안 남았는데, 한 가지 목표만 보고 달려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감독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대회 끝난 뒤 평가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오는 3일 오전 0시 30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8강전을 치른다. 호주는 2015년 대회 결승에서 한국에 패배를 안긴 바 있다.
당시 패배 후 눈물을 쏟았던 손흥민은 설욕을 다짐했다. 그는 "호주는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분명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며 "축구에는 항상 이변이 생긴다. 패배를 반복하고 싶지 않고, 잘 회복해서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