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박완수 경남지사가 31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을 만나 도내 부족한 의대 정원 확대를 강력하게 요청했다.
경남의 인구는 전국 네 번째로 많지만, 의사 수는 인구 1천 명당 1.74명에 그친다. 전국 평균 2.18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응급의학과 등 필수 의료과목 전문의 부족 현상은 더 심각하다.
인구 325만 명인 경남의 의대는 경상국립대가 유일하다. 정원도 76명에 그친다.
박 지사는 지역 의료 불균형을 줄이기 위해서는 경상국립대의 의대 정원을 150명에서 최대 200명까지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
또, 비수도권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 중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창원특례시에 의과대학을 신설해 달라고 건의했다. 창원에는 의대뿐만 아니라 치대·한의대·약대 등 의료인 교육기관이 단 하나도 없다.
이와 함께 박 지사는 고령화로 지원 대상이 늘고 있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장기 요양급여가 전액 지자체가 감당하고 있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며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령 개정 등 제도 개선을 통한 국비 지원을 요청했다.
사회보험·공공부조·사회서비스와 같은 사회보장제도의 신설·변경 때 보건복지부와 사전 협의를 의무화하고 있는 사회보장기본법 일부 개정도 건의했다.
사회보장사업의 재정 규모가 일정 범위 이하라면 자치단체가 직접 타당성 여부를 심사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의미다. 실제 사회보장위원회의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를 보면, 95%가 지자체가 신청한 것이다. 중앙 부처 협의 건수는 5%도 안 된다.
또, 사회보장위원회에 지자체를 대변할 위원이 없다며 전국시도지사협의회가 추천한 자를 위원으로 위촉할 수 있도록 건의했다.
박 지사는 경남이 광역 시도 중 요양보호사 시험 응시자가 경기·서울에 이어 전국 세 번째로 많은 데도 부산까지 원정 응시해야 하는 불편을 덜도록 경남에 시험장 설치를 요청했다.
박 지사는 "지역 수요를 반영한 의대 정원 확대가 무엇보다 절실하다"며 "지역 의료서비스 유지에 필수적인 경남 의대 정원 확대와 의대 신설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