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소위 회의에서 류희림 위원장을 비롯한 4인의 여권 위원들은 '바이든-날리면' 보도가 나온 MBC를 비롯한 9개 방송사들에 대해 만장일치로 관계자 의견진술을 의결했다. 야권 위원인 윤성옥 위원은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류 위원장은 지난해 5월 의결보류됐던 해당 안건을 1심 판결이 나오자 심의하게 된 이유에 대해 "당시 1차 소송 결론이 나올 때까지 보류하자고 했고, 의결보류 결정이 났었다. 이에 따라 다시 심의를 재개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익과 언론 자유 사이에서 진정한 가치를 찾는 게 언론이 할 일이다. 치열한 정상외교 현장에서는 국익을 우선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대통령실의 정정보도 요청이 있었음에도 끝까지 자기가 듣고 싶은대로 자막을 주장하고 보도한 것이 공영방송으로서 잘한 행동인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MBC를 지적했다.
이를 인용 보도한 언론사들을 향해서는 "아무런 문제 제기 없이 이를 그대로 인용한 우리 방송의 보도 태도에 대한 문제, 그리고 정치적 공방과 대외 국격 추락 등 국력 소모를 부인할 수 없다. 과학적으로 접근한 법원 판결을 통해 ('바이든'이 아님이) 명확해져서 다행"이라고 이야기했다.
MBC가 항소한만큼 아직 2심 판결이 남아 있음에도 신속하게 심의를 한 것에 대해서는 "방심위는 법원 판단에만 의존한 기관이 아니다. 법원 판단은 참고자료에 불과하며 반드시 확정 판결에 따라 심의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없다. 이번 판결은 정정보도와 관련된 민사 재판"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안건의 주된 쟁점은 불명확한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방송해 시청자들을 혼란하게 했는지에 관해서다. 이 같은 대통령 발언을 검증 과정 없이 비속어로 단정해 보도한 것 자체가 심의 규정을 위반했기에 심의가 가능하다. 또 보도와 관련된 여러 가지 상황을 감안할 때 신속하게 심의할 필요가 있다. 방송 보도 자막은 발언자 의도와 다른 왜곡이나 조작이 있으면 안된다"라고 부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 9월 미국 뉴욕 방문 시 "국회에서 이 ○○(비속어)들이 승인 안 해주○ ○○○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발언했는데 이 모습이 카메라에 담겨 보도됐다. 당시 MBC를 비롯한 국내외 언론은 해당 발언을 '(미국) 국회에서 이 ○○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자막을 달아 내보냈는데, 이후 대통령실은 미국이 아닌 우리 국회를 언급했고, 바이든이 아니라 '안 해주고 날리면은'이라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 발언의 진위 여부를 두고 논란이 거세지자 외교부는 그 해 12월 MBC를 상대로 정정보도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고 최근 1심에서 승소했다. 재판부는 구체적으로 윤 대통령이 발언한 시각, 장소, 배경, 전후 맥락, 박진 외교부 장관의 진술 등을 고려할 때, 윤 대통령이 미국 의회와 바이든을 향해 비속어를 사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MBC는 이에 불복해 항소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