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에서 1승2무 승점 5를 기록,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오는 31일 오전 1시(한국 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F조 1위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을 치른다.
한국의 조별리그 성적은 아쉬웠다. 역대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다인 6실점의 불명예를 떠안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한참 낮은 팀들을 상대로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130위인 '최약체' 말레이시아와 졸전 끝 3-3 무승부를 거뒀다. 김영권은 이날 선발 출전했으나 팀의 대량 실점을 막지 못했다.
하지만 토너먼트에 진출한 만큼 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 김영권은 29일 사전 기자회견에서 "좋은 경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사우디가 강팀인 만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별리그에서 실점이 많았던 데 대해서는 "분명 문제가 있지만, 조별리그에서 나와서 다행이라 생각한다"면서 "이제 대량 실점이 절대 나와서는 안 된다. 잘 준비해서 경기에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클린스만 감독은 "일본을 피할 생각은 없었다. 반드시 조 1위로 올라가자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결과는 상당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영권 역시 "감독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는 누굴 만나고 싶거나, 피할 생각은 전혀 해본 적이 없다"면서 "누굴 만나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조 1위로 진출하는 것이 목표 중 하나였으나, 결과는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16강전이 열릴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은 김영권에게 좋은 기억이 있는 곳이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3차전에서 득점을 한 장소다.
김영권은 "좋은 기억이 있는 곳이고, 좋은 경기를 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월드컵과 아시안컵은 다르다. 그때와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가 가장 중요하다. 좋은 기억을 갖고 어느 위치에서든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런 김영권의 성숙한 태도에 클린스만 감독은 감명을 받았다. 그는 "김영권과 함께 하는 것은 매우 영광스럽다. 누구보다 프로다운 선수라 함께 하는 것은 매우 즐겁다"면서 "주전으로 뛰지 못해도 내게 팀을 위해 있겠다는 말을 했다. 팀과 함께 같은 목표를 갖고 나아가고 있다"고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