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업계가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K-콘텐츠에 익숙해 진입장벽이 낮은 동남아가 주요 목표가 되고 있는데, 현지 호응에 매장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bhc는 태국 방콕에 태국 1호점을 열었다고 29일 밝혔다. 매장이 위치한 센트럴월드는 애플, 나이키 등 글로벌 브랜드를 비롯해 500개 이상의 매장이 입점해 있는 복합쇼핑몰로, 젊은층의 유동인구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bhc 센트럴월드점은 54평(약 179㎡) 매장에 총 90석 규모인데, 복합 쇼핑몰의 주요 고객층인 연인이나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식사를 즐기기에 좋은 패밀리 레스토랑 분위기로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bhc치킨의 시그니처 메뉴인 뿌링클, 골드킹 외에 현지 특화 메누로 연골, 껍질 등 닭 특수부위를 활용한 △뿌링클 치킨 스킨(Skin) △뿌링클 치킨 조인트(Joint) 등을 선보인다. K-푸드에 대한 현지의 관심을 반영해 떡볶이와 같이 치킨과 어울리는 한식메뉴도 함께 출시한다.
최근 bhc치킨은 지난달에도 싱가포르 3호점을 출점하는 등 동남아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앞서 지난 2018년에 동남아 진출을 위한 테스트베드로 홍콩점을 오픈한 데 이어 현지 기업과의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싱가포르에 3개점, 말레이시아에 6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22년 11월에 말레이시아 1호점을 연 뒤, 약 14개월 만에 동남아 내 매장이 11곳으로 늘어나는 등 매장 확장 속도가 가파르다.
bhc는 홍콩점을 제외한 동남아 매장을 현지 기업과 계약한 뒤 해당 지역의 가맹 사업 운영권을 판매하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오픈하고 있는데, 그만큼 현지 기업이 느끼는 K-치킨의 인기와 가능성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식 치킨 문화와는 사뭇 다른 방식으로 현지화 전략을 펼친 것도 주효했다.
특유의 음주 문화에 '치맥'이 즉각 연상되는 우리나라와 달리, 동남아에서는 치킨을 음식 그 자체로 접근하며 연인·친구끼리 즐기는 이색적인 K-푸드로 여기는 분위기라고 한다.
이에 주요 골목 상권마다 치킨집이 즐비한 우리나라와 달리, 동남아에서는 젊은층이 많이 찾는 복합몰 위주의 출점이 대다수다. 또 K-푸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해 떡볶이, 오뎅탕과 같은 한식 메뉴도 대거 추가하며 친구, 가족 단위의 외식 장소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에게도 동남아는 핵심 공략 지역이다.
일찌감치 해외 진출로 눈을 돌리며 올해 미국 모든 주에 매장을 개소하는 것이 목표인 BBQ도 미주 외에 가장 힘을 쏟는 곳이 동남아 지역이다.
BBQ는 현재 동남아에 약 100개 매장을 운영 중인데, 지난해에도 필리핀 마닐라, 베트남 다낭·하노이, 말레이시아 무아르에 새 매장이 문을 열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대학생들이 경기 이천시에 위치한 BBQ 치킨대학을 방문하는 등 K-치킨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페트라 크리스찬 대학교 학생들은 한국의 프랜차이즈 시스템 등 산업 전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치킨 조리 체험을 진행했다. 당시 프로그램에 참여한 인도네시아 대학생은 "K-치킨이 너무 맛있어서 본국에 돌아가면 먹어 본 맛을 친구들에게 공유하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교촌치킨도 지난해 8월 1호점을 연 대만에서 4개월 만에 3호점까지 개장하는 등 현지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도 신규 국가 진출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는 지리적으로도 인접하고, 우리나라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 진입장벽이 낮은 지역"이라며 "현지화 치킨 메뉴 외에도 찌개, 떡볶이 등 한식 자체에 대한 호응이 좋아 업계 전반적으로 예상했던 것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