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세정장비 기술을 중국에 불법 유출한 혐의로 자신의 동생이 구속되자, 회사를 대신 운영하면서 기술유출을 이어간 실운영자 등 업체 임직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안동건 부장검사)는 부정경쟁방지법,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반도체 장비제조업체 실운영자 A씨 등 임직원 4명을 구속기소하고, 범행에 가담한 직원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2022년 5월 자신의 친동생이자 반도체 장비제조업체 대표인 B씨가 시장 점유율 세계 3위인 세메스의 기술을 중국에 유출한 혐의로 구속되자, B씨를 대신해 업체를 운영하면서 중국 경쟁업체에 장비를 불법 수출한 혐의를 받는다.
A씨 등은 세메스의 기술로 외관만 변경한 장비를 제작해 중국에 수출, 34억원을 취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지난해 8월 검찰이 사무실을 압수수색하자, 범행이 발각되는 걸 피하기 위해 이른바 '쪼개기' 방식으로 부품을 나눠 수출하고 중국 현지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기술을 빼돌린 것으로도 파악됐다.
A씨 등이 중국에 유출한 세정장비는 반도체 제조공정의 핵심 장비로 꼽힌다. 반도체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웨이퍼 표면의 오염물을 정밀하게 제거하는 기술인데, 1대당 50억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은 자신의 친동생이 1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음에도 금전적 이익만을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반도체 산업은 국가 안보자산이자 우리나라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사업인데, 기술력이 유출될 경우 막대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