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가 28일 서울 망원동 전통시장을 방문해 정책 홍보를 이어갔다. 이 대표는 기존 정치를 상대와 싸워 이겨야 하는 '프로레슬링'에 비유하면서 자신은 '정책'을 얘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2시쯤 소형 트럭 '라보'를 타고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망원시장 골목길을 방문했다. 전날 강서구 화곡남부시장과 홍대입구역 일대를 돈 것에 이어 이틀째 '정책 홍보' 행보다. 이날 일정엔 개혁신당과의 합당을 선언한 한국의희망 양 대표도 함께 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 정치에서 지금까지 3년 동안 정책은 실종됐다. 선거때마다 보면 정책 얘기는 안 하고 누가 감옥을 가야 하느니 마느니, 누가 나쁜 사람이니 좋은 사람이니 이런 거 갖고 3년 동안 싸우다 보니까 (그렇다)"며 "코로나 지나고 3년 뒤에 이제 무엇이 대한민국의 먹거리가 돼야 하는지도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기 계신 상인들은 코로나가 지나면 막연하게 예전처럼 일상을 회복하게 될 거란 믿음이 사라지고 있다. 왜 그런가. 정치가 정쟁에 매몰돼서 누구 감옥 보내라, 누구 끌어내려라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저하고 양 대표가 정치를 새롭게 하고자 신당을 만든 이유는 바로 정책 얘기를 하고 싶어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맨날 무슨 프로레슬링하는 것처럼 '쟤를 죽여라' 이런 게 아니라, 정치를 보면서 '내 삶이, 내 자식의 삶이, 내 주변의 삶이 바뀔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열심히 해서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최근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폐지' 공약으로 촉발된 '노인 혐오', '세대 갈라치기' 등 비판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대표는 "무임승차로 대표되는 교통복지 제도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44년 전 전두환 대통령 시절에 나온 공약인데, 그때는 어르신 인구가 3~4% 이럴 때 설계된 교통복지 제도"라면서 "지금 서울 지하철 무임승차 비율이 20%를 넘어서는 상황에서도 제도가 유지될 수 있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 얼마 전까지 지하철타면 (카드 요금이) 1250원 찍혔는데 요즘엔 1400원 찍히고, 7월부터는 1520원 찍힌다. 이 상태를 방치하면 고령화가 지속되면서 지금 수송 원가가 6천원이 넘는다고 하는데 내년쯤이면 2천원 찍힐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하철 요금 한 사람당 12만원 조정하자는 얘기 가지고도 혐오니, 갈라치기 한다고 하면 생각해봐라"라며 "교통복지 1년에 10만원 단위도 조정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무슨 용기와 낯짝으로 연금개혁, 노동개혁하겠다고 하고 있다. 이런 걸 국민 여러분이 정확히 알고 계셔야만이 우리가 개혁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개혁은 때로는 개개인으로 보면 아플 수 있다. 하지만 제가 올해 한국 나이가 40이다. 대한민국 주류 정치인을 보면 평균 60대 초중반 남성 국회의원이 많다"며 "이분들은 문제만 안 터지면 괜찮다고 생각하니 개혁에 소극적이다. 적어도 개혁신당이 꿈꾸는 미래라는 것은 전라도 출신의 삼성전자 연구보조원 출신의 양향자, 미스 양이 이 자리에 서서 여러분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논할 수 있는, 사다리가 있는 대한민국을 바라는 것이 개혁신당의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양 대표 또한 "이제는 갈등의 정치, 정쟁의 정치를 끝낼 때가 됐다"며 "싸울 사람은 싸우라고 하고 갈등할 사람은 갈등하라고 내버려 두자. 새로운 미래로 건너가자"고 말해 힘을 보탰다.
이 대표는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전통시장 중 20~30대가 가장 많은 시장이 여기 망원시장"이라며 "전통시장의 모델인 것 같다. 이곳에 오면 민심도 제대로 청취할 수 있고, 우리가 서민정책이나 전통시장에 대한 정책을 기획할 수 있어 이곳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유승민 전 의원이 국민의힘 잔류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에 대해선 "나와 유 의원은 바른정당, 새로운보수당, 바른미래당에서 같이 하면서 공유한 경험들이 있다"며 "아마 그런 경험들에 대한 부담이 좀 있었을 것이라는 예측은 해왔다. 당연히 그 뜻을 존중하고, 유 의원이 선택한 길에서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오는 29일로 예정된 권은희 의원의 탈당과 관련해선 "굉장히 국민의힘의 현재 상황에 대해 비판적이고 문제의식을 가지고 얘기해왔기 때문에 큰 틀에서는 우리와 문제의식은 공유하고 있다"면서도 "해법까지 공유하는지는 확인해 봐야 한다"며 권 의원의 개혁신당 합류 가능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탈당파와 미래대연합 이낙연 전 대표가 합쳐져 '개혁미래당'(가칭)을 공동 창당하기로 한 데 대해선 "중국집에 전화기가 두 대 있는 정도가 아니라, 옆에 신장개업한 중국집 이름 조금 알려져 간다고 그대로 차용하겠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비판했다. 자신들 당명에 이미 '개혁'이라는 이름이 들어가 있는데, 다른 곳에서도 사용한 것에 불쾌감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