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스트레스 DSR 도입…주담대 갈아타기 열풍 '부채질'

스트레스DSR로 가계부채 증가세 진정 시도
대출 한도 줄어들 수 있어 다음달 중순 시행 전 주담대 갈아타기 인기 지속될 듯

박종민 기자

미래의 금리 변동 위험을 반영하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가 다음달 26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스트레스 DSR 도입에 따른 대출 한도는 최대 16%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데, 때문에 시행 전까지 주담대 갈아타기의 인기는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스트레스DSR 시행되면 대출 한도 감소…가계부채 급증 관리 차원

스마트이미지 제공

금융위원회는 미래 금리변동위험을 반영하는 '스트레스 DSR' 도입을 골자로 하는 은행업감독규정 일부개정규정안 규정변경예고를 지난 18일 공고했다. 스트레스 DSR은 변동금리 대출 등을 이용하는 차주가 대출 이용기간 중 금리 상승으로 인해 원리금 상환 부담이 상승할 가능성을 감안해 DSR 산정시 일정수준의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하는 제도를 말한다.

금융당국은 올해 6월부터는 은행권 신용대출과 2금융권 주담대로 확대하고 연내 전 금융권의 모든 대출에 대해 시행할 방침이다. 금융위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연봉 5천만 원인 직장인이 30년 만기로 분할상환 주담대를 받을 경우 기존 DSR을 적용하면 대출 한도가 3억 3천만 원이다. 하지만 스트레스 DSR을 적용하면 올 6월까지는 3억 1500만 원, 내년에는 3억 원으로 줄어든다.

금융당국이 스트레스DSR를 도입하는 이유는 지속되는 가계부채 증가세를 잡고 '갚을 수 있을만큼 빌리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다. 스트레스 DSR 제도가 도입되면 변동형 대출을 이용하는 금융이용자들은 미래 금리변동 위험을 감안한 한도범위 내에서 대출을 이용하게 돼 향후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규제수준 등을 넘는 과도한 채무부담을 지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래 금리변동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혼합형·주기형 대출이나 순수 고정금리 대출에 대한 선호가 높아져 가계부채 질적개선도 상당부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형성되는 과정이어서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확대될 가능성에 금융당국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치솟는 연체율과 취약차주 문제 역시 고민거리다. 금융당국은 스트레스 DSR 시행과 함께 가계대출 증가속도가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전 금융권의 모든 가계대출을 대상으로 긴밀히 소통하고 면밀한 관리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주담대 갈아타기' 흥행….다음달까지 이어질 듯

류영주 기자

스트레스DSR 도입은 최근 '주담대 갈아타기' 흥행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주담대 대환대출 신청은 다음달 중순까지 몰릴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26일 스트레스 총DSR 제도가 도입되면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대출을 갈아탈 때 기존 대출과 신규 대출 가능 금액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스트레스 DSR 적용 시 대출 한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차주로선 규제 시행 전 갈아타기를 시도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기존 한도를 유지하는 선에서 보다 낮은 금리로 대환하려면 늦어도 내달 23일까지는 대환대출 신청을 마쳐야 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스트레스 DSR이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전인 오는 2월 초중순까지는 당분간 갈아타기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플랫폼 서비스'에 아파트 주담대가 포함된 지난 9일부터 18일까지 총 9271건의 대출 이동을 신청받았다. 전체 신청액은 1조 5957억 원에 이른다. 1건당 평균 신청액은 은행별로 약 1억 3천만 원에서 2억 원까지 다양하게 분포했다. 전체 평균은 1억 7천만 원 수준이었다.

조금이라도 싼 금리로 대출 환승하려는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낮은 금리로 흥행을 이끌고 있는 인터넷은행에 고객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에 시중은행들마저 저마다 공격적인 금리를 책정하며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담대 대환대출 인프라 서비스가 시작된 후 시중은행들이 줄줄이 주담대 갈아타기 상품의 최저·최고 금리를 낮추고 있다. 최근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하락한 영향도 있지만 역마진을 감수하면서까지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우리은행은 이달 10일 기준 3.83%였던 '우리WON주택대출' 상품의 최저 금리를 이날 3.71%로 0.12%포인트 낮췄다. KB국민·신한·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평균 0.1%포인트씩 낮아져 이날 혼합형 주담대 상품의 최저 금리가 3.66%~3.93% 수준으로 형성됐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