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5일(한국 시각) 카타르 도하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최종 3차전에서 말레이시아와 3-3 무승부를 거뒀다. 목표로 삼은 조 1위에 오르지 못한 채 승점 5(1승2무)에 그쳐 조 2위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말레이시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0위로 23위인 한국보다 무려 107계단 아래에 있다. 게다가 앞서 1, 2차전에서 모두 패하면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만큼 한국의 압도적인 승리가 예상됐다.
하지만 말레이시아는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로 한국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결국 한국은 3-2로 앞선 경기 종료 직전 통한의 동점골 허용으로 승리를 놓쳤다. 2-2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 터진 손흥민의 페널티킥 골이 빛바랜 순간이었다.
손흥민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다. 말레이시아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실망스럽지만,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16강에 올라갔다는 점이다. 이제 토너먼트에 집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맞붙은 말레이시아에 대해서는 "환상적으로 뛰었다. 축구 팬으로서 즐거웠다"면서 "계속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한국의 경기력에 대해서는 "우리는 결과가 매우 실망적이다"라고 지적했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1차전 1실점, 2차전 2실점에 이어 이날 3실점까지 총 6실점을 기록했다. 이는 한국의 역대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다 실점이다. 손흥민은 "실점이 많은 것은 이상적이지 않다"면서 "대회에서 우승하려면 더 강한 팀을 상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진한 경기력 탓에 대표팀을 향한 팬들의 거센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손흥민은 "기자 분들과 이야기하고 싶었다. 선수들을 흔들지 말았으면 좋겠고, 보호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면서 "팬 분들도 온라인 상에서 선 넘는 발언 등을 하시는 것을 지켜보면 안타깝다"고 호소했다.
이어 "축구 선수이기 전에 사람이다. 선수들은 팬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선수들을 조금만 아껴주셨으면 좋겠다. 기자 분들과 팬 분들께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