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학병원 수련의, 환자 엑스레이 SNS에 올리고 보호자에 "맘충"[이슈시개]

A씨 SNS 캡처

대학병원 수련의가 환자의 의료정보와 동료 의료진 조롱이 담긴 SNS 게시물을 수차례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실무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의 수련의가 특권의식에 젖어 의료윤리에 맞지 않는 행동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 소재 대학병원 수련의 A 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환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엑스레이 사진과 CT 사진을 두 차례 게시했다.

현행 의료법 제19조에 따르면 의료인이 환자 정보를 누설할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게시글에 환자의 개인정보가 포함돼 환자를 특정할 수 있다면 형사 처벌이 가능하다.

A 씨는 환자와 갈등을 빚은 상황을 묘사하며 보호자를 '맘충'이라고 지칭하고, 소변줄 교체를 부탁한 환자를 두고 "왜 하지 말라는 행동을 한 환자를 위해 내 잠을 포기해야 하는 거지?"라고 적었다.

또, 방사선사를 '씨티실 기사놈'이라고 표현하며 "아니꼽게 굴고 뒤에서 중얼대길래 일어나서 욕 박아줌"이라고 비하하기도 했다.

의료용품을 한 움큼 쥔 사진을 올리며 "응급실에 헥시딘 스왑(살균소독제)이 없길래 우리 인턴들을 얕보고 못살게 구는 병동에서 훔쳐 왔다. 다음에 또 괴롭히면 포셉이랑 트레이 훔친다. 각오해라"라는 글도 있었다.

살균소독제 등은 통상 한 병동에서 그 주에 필요한 만큼을 계산해 지급받는다. 임의로 반출할 경우 물품이 모자라 곤란을 겪을 수 있다. 트레이와 포셉은 사라질 경우 간호사들이 돈을 지불해 채워야 하는 물품이다.

A씨 SNS 캡처

A씨는 의사 업무로 분류되는 소변줄 교체에 있어 "제거는 내 일이 아니다"며 간호사에게 불합리한 요구를 한 전력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청한 병원 관계자는 "소변줄 교체는 무균 처치로 의사가 시행하는 것이 맞지만 여성 환자의 경우 간호사가 대신 삽입해주고 있다"며 "그런데도 수련의들이 재료를 준비해 놓지 않으면 소변줄을 넣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재료를 미리 준비해 놓는 것은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수련의는 부른다고 바로 올 수 없기 때문에 환자에 위해가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A 씨가 블로그에 적은 글에는 레지던트가 "이런 경우 나는 직접 빼고 넣었다. 감염예방 차원에서 교체하는 거니 교체하라"고 지시했지만, 거절하는 내용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그는 "수간호사 같잖다", "혼내주기로 마음먹었다", "간호사들의 일름보 정신을 고쳐주고 싶다"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이와 관련 병원 관계자는 "의료계에 종사하며 의사가 간호사·방사선사 등을 동료료 보지 않는다는 생각은 늘 했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표현한 경우는 처음 봐 놀랍다"며 "1년 차 수련의가 30년 차 수간호사를 당연한 듯 무시하는 업계 분위기에 무기력함을 느낀다"고 씁쓸해했다.

한편, 병원 측은 CBS노컷뉴스에 "사실을 확인 중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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