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천성관 내정자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파상 공세가 계속되자 7년 검찰 후배인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구원자 역할을 자임한 듯 좌고우면하지 않고 감싸기 발언에 나섰다.
주 의원은 먼저 결혼한 지 얼마 안되는 아들 결혼식에 청첩장 하나 안돌린 이유를 물었고, 천 내정자는 "저도 원하지 않았고 아들도 원치 않았다"고 공손하게 답했다.
이어 주 의원은 언제 어디서 결혼했냐고 물었고 천 내정자는 5월 20일쯤에 "작은 교외에서 했다"고 말했지만 결혼 장소가 교회로 혼동될 가능성을 우려한 탓인지, 아니면 작은 곳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인지 ''작은 교외''를 반복했다.
이에 주성영 의원은 "청첩장을 돌리면 제너시스 승용차도 사고 했을 텐데, 왜 안불렀냐…. 무언의 교훈을 주려고 했나 본데"라고 북치고 장구치듯 스스로 질문하고 스스로 답변을 했다.
그러자 천 내정자도 야당 의원들의 파상공세에 대해 자숙하고 있다는 메시지라도 전달할 요량이었는지 기다렸다는 듯 "송구하다"고 짧게 답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뒤 이은 질의에서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천 내정자 아들이 결혼한 곳이 6성급 호텔 맞죠?"라고 묻자 천 후보자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박지원 의원은 "6성급 호텔이 교외의 작은 곳이냐"고 따져 물었다.
◈ W호텔 웨딩홀은 어떤 곳?
W호텔은 서울 광진구에 있는 쉐라톤 워커힐 호텔의 자매 호텔이고 워커힐 호텔 옆에 붙어 있으며 한강과 서울 강동구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등 전망 좋기로 유명한 곳이다.
W호텔은 국내 유일의 6성급 호텔이다. 따라서 웨딩홀도 최고급이라고 보면 된다.
현재 W호텔에는 웨딩홀이 5~6곳 있는데 5,60명이 들어갈 수 있는 소형 웨딩홀부터 700명 가량의 하객이 입장 가능한 대형 웨딩홀까지 다양하다.
여느 웨딩홀처럼 이 웨딩홀도 음식값에 웨딩홀 대여비 등이 포함돼 있어 꽃장식 등 부가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음식값 외에 별도 이용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이용하기에는 그림의 떡이다. 음식값이 7만원에서부터 13만원까지로 상당히 고가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결혼식을 한 젊은이는 "W호텔에서 결혼식을 거행하는 것이 젊은이들의 꿈이라"면서 "한번 결혼식을 올리는 데 수천만원이 드는 곳에서 부유층이 아니면 결혼식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웬만한 웨딩홀에서 결혼하는 것보다 2~3배 이상 돈이 더 든다고 봐야 한다. 천성관 내정자가 알리지 않고 결혼했다고 자랑할 일만은 아니다.
최경원, 천정배, 김성호 전 법무장관 등은 공개적으로 결혼을 했다. 이 때문에 이들의 자녀 결혼식에는 하객들이 구름처럼 몰렸지만 구설에 오르지는 않았다.
이들이 결혼한 곳이 검찰 가족에게는 거의 무료인 대검청사 옆에 있는 웨딩홀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도 축의금은 정중히 사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