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방부는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접경지인 벨고로드에서 우크라이나 포로들이 탄 일류신(IL)-76 군 수송기가 오전 11시 15분께 '테러 공격'으로 추락해 전원 사망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그러나 추락 사고의 책임을 러시아군 측에 돌리면서 국제적 조사를 요구하고 나서 양측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병사 65명 등 모두 74명 사망
러시아 국방부는 이 수송기에는 콜로틸롭카 국경 검문소에서 포로 교환을 위해 이송 중이던 우크라이나 병사 65명과 러시아인 승무원 6명, 호송 요원 3명 등 74명이 탑승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 항공우주군 레이더에 우크라이나가 쏜 미사일 2기가 탐지됐다"고 주장했다.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하원(국가두마) 국방위원장도 이 수송기가 우크라이나군의 패트리엇 또는 IRIS-T 대공 미사일 3발에 격추당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포로 192명씩을 교환할 예정이었으나 이 사고로 중단됐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팩트'가 핵심…국제적인 조사 요청할 것"
추락 사고 발생 후 침묵하던 우크라이나군은 약 8시간 만에 발표한 성명에서 "오늘 포로 교환이 예정돼 있었던 것은 맞다"라면서도 "추락한 러시아군의 IL-76 수송기에 무엇이 실려 있었는지와 관련해서는 신뢰할 만한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텔레그램을 통해 "이번 비행기 추락 사고는 우리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러시아 영토에서 발생했다"며 "러시아인들이 우크라이나 포로들의 인명, 그리고 가족들과 우리 사회의 감정을 갖고 장난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제는 '팩트'가 핵심"이라며 "관련 데이터를 동맹국에 전달하고 국제적인 조사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벨고로드로 추정되는 장소에 비행기가 떨어져 거대한 화염이 발생하는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사고 지점에서 5~6㎞ 거리에 있는 야블로노보 마을의 교회 목사인 게오르기는 타스 통신에 "비행기가 들판에 떨어져 마을에 피해는 없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추락 수송기 조종사가 민가를 피해 대형 인명 피해를 막은 것이라며 '영웅'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