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새 법무부 장관 후임자로 지명한 박성재(61·현 법무법인 해송 대표변호사) 전 서울고검장의 근무 이력이 주목받고 있다. 박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17기로 전임자인 한동훈(51·사법연수원 27기)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보다 나이와 기수 모두 10년 선배다.
박 후보자는 지난해 말부터 차기 법무부 장관 유력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경북 청도 출신으로 대구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1년 서울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부장, 법무부 감찰담당관 등 요직을 거쳐 2010년 검사장으로 승진했고 제주지검장, 서울중앙지검장, 서울고검장 등을 지냈다.
尹 대통령과 친분 각별…초임 때부터 근무연
박 후보자는 윤 대통령이 초임 검사 때인 대구지검에서 같이 검사 생활을 하며 친분을 쌓았다고 한다. 당시 미혼이던 윤 대통령을 여러 번 식사를 대접하며 챙겼고 박 후보자도 세 살이 많은 윤 대통령을 깍듯이 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2014년 윤 대통령이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대구고검에 좌천됐을 때도 대구고검장이던 박 후보자는 윤 대통령과 가깝게 지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식 때 초청된 검사 선배 중 한 명으로 알려졌다.
'삼성 에버랜드' 사건 등 이원석 총장과도 여러 번 겹친 근무연
박 후보자는 검찰 조직의 수장인 이원석(55·27기) 검찰총장과도 각별한 '근무연(緣)'으로 얽혀있다. 2006년 금융조세조사1부장 시절 이 총장과 함께 에버랜드 전환사채(CB) 등 삼성그룹 수사를 맡아 진행했다. 2011년 제주지검장으로 근무할 때는 이 총장이 제주지검 형사2부장을 했고, 바로 다음 인사 때 박 후보자가 창원지검장으로 이동하자 이 총장은 창원지검 밀양지청장으로 자리를 옮겨 함께 일 했다.박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신임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가장 지근거리에서 손발을 맞출 심우정(53·26기) 법무부 차관은 박 후보자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전국 최선임 부장인 형사1부장으로 보좌한 경험이 있다.
법무·검찰 안정화에 방점…"무거운 책임감"
법조계에선 법무부 차관 임명 닷새 만에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박 전 고검장이 최근 장·차관 이탈 사태를 겪은 법무부와 검찰 조직을 다잡고, 정부 기조를 반영해 안정감 있게 정책을 이어갈 적임자라고 평가된 것으로 해석한다.
2017년 연수원 한 기수 후배인 문무일(63·18기) 전 총장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후 법복을 벗은 박 전 고검장이 대형 로펌행을 택하지 않고 변호사 생활을 이어온 점도 국회 인사청문회 등을 고려하면 인사검증 과정서 이점으로 작용했단 분석도 있다.
박 후보자는 최근 연달아 발생한 법무·검찰 고위직 인사 상황 등을 긴박·위중하게 보는 시각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에 대해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지만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민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공정한 법 집행과 국민의 생활 안전, 인권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