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말단 직원도 '임금반납'…"거절땐 인사 불이익" 울상[이슈시개]

블라인드 캡처

"임금반납에 동의 안 하면 인사이동이나 업무평가 등에 불이익을 준다고 한다."

재무위기 극복을 위해 희망퇴직을 추진 중인 한국전력공사가 위로금 마련을 위해 말단 직원에게도 임금반납을 요구하고 있다. 동의를 받는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강제나 다름없어 직원 불만이 터져 나온다.

23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한전은 전날부터 4, 5, 6직급을 대상으로 임금 반납에 대한 개별동의 절차를 밟고 있다.

한전 직원이 올린 동의서를 보면 반납 금액은 22년 경영평가성과급의 20%다. 이와 함께 '본인은 희망퇴직 위로금 재원 마련 및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노력에 동참하고자 향후 지급 받을 급여에서 아래와 같이 반납하는 데 동의합니다'라는 설명이 적혀있다.  

보도에 따르면 한전은 직원 동의를 거쳐 1직급 성과급 전액, 2직급 50%, 3직급 30%, 4직급부터 20% 반납을 추진한다. 직원 모두가 동의할 경우 전체 반납액은 약 150억 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한전은 재무구조 개선 자구책으로 희망퇴직 등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급 이상 간부의 내년 임금 인상분 반납으로 확보되는 위로금 재원 범위에서 희망퇴직을 받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임직원들의 반납분이 수십억 원에 그칠 것으로 파악되며 희망퇴직 실효성에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한전은 기재부에 희망퇴직 재원 지원을 요청했지만 예외 불가 사유로 거절당했다. 일정 규모의 퇴직금 재원 마련을 위해 임금반납을 4급 이하까지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블라인드 캡처

임금반납 동의서를 받은 한전 직원들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한 직원은 "말단 신입 직원까지 임금반납 강요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안 하면 인사이동이나 업무평가 등에 불이익 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반대하려고 했는데 개인적으로 불러 이야기하고 퇴근 후에도 전화로 반납을 강요하니 미치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직원은 "앞으로 한국전력공사가 아닌 한국 반납공사라고 불러달라. 희망퇴직금을 직원 돈 십시일반 해서 만드는 회사"라고 비판했다. 이외에도 "직원 급여 다 뺏어서 희망퇴직 시켜버리기. 민영화하려고 이러는 거 맞지?", "임금 동의서 안 쓴 사람 색출한다길래 진작 했다" 등의 하소연이 나왔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싼 전기료로 수익 내는 대기업은 성과급파티, 그것 때문에 피해보는 건 한전이네", "경영난을 왜 직원한테 전가하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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