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9월 첫 번째 미니앨범 '타겟: 미'(Target: ME)를 발매하고 전격 데뷔한 이븐(EVNNE)은 케이타·박한빈·이정현·유승언·지윤서·문정현·박지후까지 멤버 7인 전원이 '보이즈 플래닛' 출연 연습생으로 이루어진 그룹이다. 프로그램 종영이 4월이고, 이 프로그램으로 탄생한 제로베이스원의 데뷔가 7월인 것을 감안하면 이븐의 데뷔는 빠르게 진행된 편이다.
하지만 멤버들의 생각은 달랐다. 탈락은 쉽지 않은 경험이었다. 언제 다시 이런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도 피어올랐다. 아프고 어려웠던 시간을 자양분 삼아 '새로운 데뷔'를 향해 힘을 합친 7인은 두 번째 미니앨범 '언: 씬'(Un: SEEN)으로 돌아왔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연 이븐은 데뷔 4개월을 맞은 '신인'답지 않게 능숙한 모습을 보였다. 하나의 질문에 거의 둘 이상의 멤버가 답했고, 말을 이어갈 때도 머뭇거림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처음 방송 시작할 때는 되게 자신감이 넘치고 기대도 많았고 가장 제가 자신감이 넘치고 가장 열심히 했던 순간이 아닌가" 했다는 유승언은 "빨리 나도 성공해서 부모님, 저를 도와주셨던 분들, 친구들의 자랑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연습을 했던 거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븐이라는 팀으로 좋은 멤버들이랑 함께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행복함을 느낀다"라고 덧붙였다.
박한빈은 "저희 이븐이라는 그룹이 '그냥 하자' 해서 쉽게 된 그룹은 아니다"라며 "어떤 멤버끼리 데뷔해야 하나 그런 고민하는 시간이 엄청 길어서 사실상 예상했던 것보다는 좀 늦게 데뷔를 하게 됐다. 그만큼 저희도 굉장히 집중해야 했고 더 빠르게 준비해야 했다. 저희 젤리피쉬 회사에서도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시고 타협안을 제시해 주셔서 좋은 모습으로 데뷔하게 된 거 같다"라고 돌아봤다.
데뷔 앨범 이후 4개월 만에 나온 '언: 씬'은 '보이는'(seen) 면과 '보이지 않는'(unseen) 두 가지 면을 다 가진 앨범이다. 유승언은 "'타겟: 미'는 장난기 있는 악동의 모습이었다면 '언: 씬'에서는 조금 더 성숙해지고 단단해지고 강렬한 악동의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지윤서는 "저희 비주얼적인 부분에서 헤어 컬러와 기장(길이), 메이크업, 코디 등이 가장 많이 바뀌었고, 악동 콘셉트는 계속 가져가되 '타겟: 미'가 출사표 던지는 거라면 '언: 씬' 앨범은 지금까지 겪어왔던 힘들었던 상황, 내면을 보여주되 그 모습까지도 우리는 사랑하고 있고 더욱더 단단해지고 우리는 성장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박지후는 "내면의 상처가 있지만 개의치 않고 받아들인다는 걸 보여드리려고 한다"라며 "멤버들의 성숙해진 모습을 내포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유승언은 "'어글리'라는 단어가 다소 부정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거침없고 당당하고 유쾌하게 표현하기에, 저희 이븐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제목 같다"라고 전했다.
유승언은 '우린 어딜 가든 좀 시끄러워'라는 가사를 언급하며 "그 누구도 우리를 막을 수 없다는 느낌으로 가사를 써서 저희의 악동적인 모습을 잘 표현한 곡인 것 같다. 안무적으로는 '트러블'(TROUBLE)과 마찬가지로 코러스 부분이 가사 없이 비어있는 빠른 템포 느낌이라, 저희 퍼포먼스 강점을 좀 더 살릴 수 있는 구성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지윤서는 "저희는 래퍼 포지션이 더 많은 그룹이다 보니까 강렬한 랩과 보컬이 대비된다. 부드러운데도 강렬함이 있는 게 이번 앨범 포인트"라며 "고음이나 애드리브 이런 것도 많이 들어 있어서 듣는 부분에서 좀 더 풍성해졌다는 느낌이다. 퍼포먼스를 봤을 때는 되게 강렬하게 달리다가 브리지 파트에서 루즈해졌다가 드롭되면서 춤으로 와다다다 달린다. 전체적으로는 '부드러움 안의 강렬함'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멤버들은 이번 앨범 수록곡 작사와 작곡에 참여했다. 리더 케이타는 '시럽'(SYRUP) '체이스'(Chase)의 작사와 '페스타'(Festa)의 작사와 작곡에 참여했다. 케이타는 "5번 트랙 '페스타'라는 곡의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저희 멤버들이 가진 에너지를 어떻게 담을지 고민했다. 팬분들 만났을 때를 축제에서 불꽃이 튀는, 팬분들 앞에 섰을 때 설렘을 담아서 표현한 곡"이라고 소개했다.
이븐만이 가진 강점을 질문하자, 멤버들은 '특색 있는 음악'과 '퍼포먼스'를 꼽았다. 박한빈은 "퍼포먼스가 굉장히 강하다고 생각한다. 저희 래퍼가 4명, 보컬이 3명인데 랩 라인을 직접 짜고 진짜 잘하는 친구들이 모여 있어서 저희는 진짜 자부심을 갖고 있다"라며 웃었다.
리더 케이타 역시 "제가 보기에는 굉장히 실력이 높은 친구들이 모였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대한 서로의 리듬이 있다고 생각한다. 각자 자기에게 없는 것들을 배워가고 아낌없이 알려주면서, 서로가 서로를 성장하는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생각하는 팀이라고 생각해서 좋은 시너지로 연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랩, 보컬을 주로 담당하는 역할 분담은 있지만 모두가 두루 잘한다는 것도 이븐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유승언은 "어떤 멤버가 어떤 포지션을 맡든 다 잘 해낼 수 있는 올라운더 그룹이라고 생각해서 멀티플레이가 가능하다"라고 정리했다. 지윤서는 "요즘 소년스럽거나 청량한 콘셉트를 많이 가져가는데 그에 비해 (저희는) 지금까지 없던 악동 콘셉트"라며 "조금 상반돼서 (이런 게) 강점이 되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놀 때는 놀고 할 때는 확실하게 하자'라는 기조를 가진 이븐에게 팀으로 도달하고 싶은 목표를 물었다. 유승언은 '음악방송 1위'와 '스트리밍 사이트 진입'과 '예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활약하기'라고 답했다. 지윤서는 연말 시상식 무대에서 '웅장하고 거대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싶다고 바랐다.
이븐의 두 번째 미니앨범 '언: 씬'은 22일 저녁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발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