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간 종교적인 이유로 중증 정신장애인인 동생을 열악한 환경에 방치한 친누나 A(76)씨가 재판에 넘겨졌다.
22일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박명희 부장검사 직무대리)는 A씨를 장애인복지법위반죄로 기소하고 피해자인 동생을 긴급구조해 행정입원 조치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01년 12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동생 B씨에 대한 병원 치료를 거부하고, 비위생적이고 열악한 주거 환경에 방치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B씨의 기초연금 등을 관리하는 보호자지만, 한겨울에도 난방을 하지 않고 주거지에 대소변이 묻어있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 B씨를 방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작 A씨는 B씨와 따로 살면서 일주일에 몇 차례 왕래만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B씨가 '신의 구원을 받아야 한다'는 등 종교적 이유를 대며 병원 치료를 거부해왔다. B씨는 중증 정신질환으로 홀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하지만 다른 가족들은 B씨에 대한 보호를 거부했다.
검찰은 지난해 9월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하는 과정에서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B씨의 행적이 분명하지 않자 관할구청 담당자에게 B씨의 소재 등을 확인할 것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구청 담당자가 열악한 환경에 방치된데다 영양불량으로 생명이 위중한 상태였던 B씨를 발견하고 긴급구조해 행정 입원하게 했다.
검찰은 A씨가 B씨의 법정 보호자로 있는 한 입원기간이 끝나면 다시 방치되는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관할구청과 의료기관 등과 협의해 두 사람을 분리하기로 결정했다.
또 B씨를 위한 성년후견인을 선임해 장애인 등록을 함으로써 장애인 급여 지급, 장애인시설 입소 등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