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소프트테니스(정구) 명문 DGB대구은행이 뜻깊은 재능 기부 행사를 열었다.
대구은행 소프트테니스 선수단은 19일(한국 시각) 필리핀 마닐라 케손 시티에서 현지 초등학생들을 지도했다. 필리핀소프트테니스협회와 함께 유소년 원 포인트 레슨 클리닉을 진행한 것.
조경수 감독을 비롯해 주장 조은정과 김민주, 김한설, 김가현, 김다영, 이수민, 설유진 등 선수들은 후텁지근한 날씨에도 꿈나무 지도에 구슬땀을 흘렸다. 현지 합동 훈련을 함께 소화하고 있는 필리핀 국가대표팀도 대구은행 선수단과 힘을 모았다.
사실 소프트테니스는 동남아 국가들의 저변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때문에 종주국 일본, 대만과 세계 3강을 이루는 한국은 꾸준히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지원을 해왔다. 대구은행도 지난 2010년부터 필리핀, 말레이시아, 동티모르 등 국가들을 찾아 전지 훈련을 하면서 노하우를 전수해왔다.
이날 행사에는 전혀 소프트테니스를 접해본 적이 없는 현지 유소년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수준 높은 한국 선수들의 지도에 무더위에도 힘차게 라켓을 돌렸다.
필리핀 유수의 방송사인 PTV에서도 이날 행사를 취재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케손 시티 부시장과 행사를 후원하는 마닐라 전력 회사인 메랄코 부사장 등도 행사에 참석했다. 2시간 가까운 행사에 유소년들의 학부모들까지 참여해 열기를 더했다.
가요와 영화, 드라마 등 한류 열풍에 익숙해진 현지 유소년들은 한국 선수들의 지도에 적극적으로 소프트테니스 스트로크를 익혔다. 행사를 마친 뒤에도 학생들은 대구은행 선수들과 셀카를 찍고 포옹을 하며 진한 우정을 나눴다.
행사에 참여한 한 필리핀 학생은 "한국 선수들이 직접 찾아와 지도를 해줘서 너무 좋았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나중에 훌륭한 선수가 돼서 한국이나 다른 국가들에서 열리는 국제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대구은행 주장 조은정은 "필리핀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인데도 열심히 소프트테니스를 하는 어린 친구들을 보니 기분이 좋았고 뿌듯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열정을 보인 필리핀 유소년들에게 오히려 좋은 기운을 얻어 훈련도 열심히 해서 올해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조 감독은 "어린 친구들이 행사 뒤 계속 사진을 같이 찍고 안아달라고 하는 등 정이 많아 마음이 짠했다"고 전했다. 이어 "향후 필리핀은 물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전지 훈련과 재능 기부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980년 소프트테니스팀을 만든 대구은행은 1959년 창단한 NH농협은행 다음으로 긴 역사를 자랑하는 명문이다. 지난해 김민주, 김한설 등을 앞세워 국내 대회 7관왕을 달성한 대구은행은 동남아 국가들은 물론 유럽에도 전지 훈련을 소화하며 종목 전파에도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