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은 2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떠나기에 앞서서 취재진과 만나 "지난 시즌 많은 일이 있었고, 올 시즌은 저한테 아주 중요한 해다. 준비 잘한 만큼 올 시즌도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출국한 김하성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최원제 코치와 함께 개인 훈련을 소화한 뒤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서 열리는 샌디에이고 구단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참이다.
지난해에는 1월 27일에 출국했는데, 올해는 출국 날짜를 일주일 앞당겼다.
김하성은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예년보다 조금 더 빨리 출국한다. 로스앤젤레스에서 20일가량 스케줄을 소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최원제 코치와 인연을 이어가는 이유로 그는 "타격 메커니즘이 잘 맞는다. 함께 훈련하고 난 뒤부터 미국에서 결과가 나오다 보니까 더 의지하게 된다. 제가 잘하면 원제 형에게도 좋은 일이고, 서로 '윈윈'하는 관계"라고 밝혔다.
김하성은 지난해에는 생존 경쟁을 앞두고 출국했던 것과는 달리, 올해는 좀 더 이룬 게 많은 상태로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아시아 내야수로는 최초로 지난해 유틸리티 부문 MLB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던 김하성은 이제 MLB 전체가 주목하는 내야수다.
김하성이 꼽은 새 시즌 활약의 열쇠는 여전히 타격이다.
김하성은 "사실 여전히 타격에 물음표를 가졌다. 그래서 비시즌에 열심히 노력했다. 작년보다 올해가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작년에도 장타율을 높이고 싶다고 말했는데 생각만큼은 수치가 안 나왔다. 그래서 올겨울 중량 운동도 많이 하고, '벌크업'도 마쳤다. 장타가 조금 더 나올 거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취득하는 김하성은 올해 트레이드 시장에서 '최고 가치 매물'로 자리 잡았다.
'평균 이상의 타격 생산력에 리그 최정상급 내야 수비'를 보여준 김하성의 올해 연봉은 고작 800만 달러(약 107억원)의 염가다.
재정 문제 때문에 당장 김하성과 연장 계약이 쉽지 않은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해 우수한 유망주를 데려오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당장 성적이 급한 팀은 김하성의 일거수일투족을 뒤쫓고 있다.
최근 미국 언론은 김하성과 FA 혹은 연장 계약을 체결하려면 총액 1억5천만 달러(약 2천3억원)의 거액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러한 보도에 김하성은 "받을지 안 받을지 모르지만, 일단은 감사하다. 올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된다"고 밝혔다.
또한 트레이드설에 대해서는 "딱히 신경 쓰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한국에서 뛰었던 시간을 포함해 처음 FA 신분이 되는 것에 대해서는 "샌디에이고에서 첫해 힘들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4년 계약) 마지막 해가 됐다. FA 자격을 얻는데 그런 것보다는 지난 시즌들과 마찬가지로 올 시즌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만약 시즌 개막 전까지 김하성이 트레이드되지 않는다면, 올해 3월 20일과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MLB 개막 2연전에 출전할 예정이다.
서울 시리즈까지는 이제 2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김하성은 "시즌 초반에 중요한 서울 시리즈가 있으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잘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골드글러브 수상으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던 김하성은 '호사다마'라는 말처럼 골치 아픈 사건에 휘말렸다.
술자리 폭행 여부를 두고 야구 후배 임혜동과 진실 공방을 벌이게 된 것이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18일 술자리 폭행 의혹으로 김하성과 류현진으로부터 거액을 뜯어낸 전 야구선수 임혜동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앞서 김하성 측은 2021년 2월 서울 강남의 한 술집에서 임혜동과 술을 마시다 몸싸움을 벌인 뒤 지속해서 합의금을 요구받았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임혜동이 김하성으로부터 상습적으로 폭행 당했다는 취지로 주장하자 김하성은 이를 부인하며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김하성은 "수사기관에 잘 소명했고, 더는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짧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