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병률 2위 대장암, '이 증상' 있으면 내시경 꼭 받아야

대장암, 갑상선암 이어 국내 발병률 2위
튀김, 육류, 가공육, 술, 담배가 주 요인
혈변, 얇은 변, 잔변감 있으면 진료 필요
치질·치핵 있어도 혈변 나오면 위험 신호
대장내시경, 40세에 한번 해보는 걸 추천



■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한윤대 (연대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 채선아> 월요병부터 각종 현대인의 질병 때문에 힘들어하는 환자분 있다면 진료실로 들어오실게요. 나만의 월요 주치의를 만나보는 시간, 여기는 <월요병원>입니다. 오늘은 의사들도 무서워한다는 대장암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하는데요. 발병 원인부터 예방법까지 이분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연대세브란스병원, 한윤대 대장항문외과 교수님 나와 계세요. 안녕하세요.

◆ 한윤대> 안녕하십니까? 연세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의 한윤대입니다.

◇ 채선아> 저는 대장암이 국내 암 발병률 2위라는 걸 몰랐어요.


◆ 한윤대> 1위가 갑상선암이지만 갑상선암은 조금 예외로 두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5년 생존율, 10년 생존율이 수술을 받고 나면 안 받은 사람에 비해서도 차이가 없을 정도로 100% 이상을 보이기 때문에 조금 별도로 나누는 편이고요. 위암이 옛날엔 많았는데 대장암이 2위로 올라왔네요. 그만큼 서구식이 많이 퍼지고 있다는 걸 반증하는 것 같습니다.

◇ 채선아> 또 50세 이하에 발병하는 '젊은 대장암'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는 뉴스를 봤거든요. 이렇게 상황이 심각한 만큼 대장암의 정체를 정확히 알아야 될 것 같아요.

◆ 한윤대> 대장이라는 건 크게 직장과 결장으로 나누어지는데요. 항문에서부터 약 15cm 정도를 직장이라고 하고요. 그 나머지 부분을 전부 결장이라고 하는데요. 맹장 및 상행결장은 자기의 오른쪽 배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횡행결장은 갈비뼈 아래쪽으로 옆으로 지나가고요. 하행결장은 왼쪽 아랫배로 내려가서 직장과 하행 결장 사이를 S자로 이루어져 있고 그 부분에 생기는 암을 맹장암, 상행 결장암 등 여러 가지로 부르죠.

◇ 채선아> 그런데 의사분들이 이런 말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걸리더라도 직장암만은 피하자." 이런 말을 왜 하는 거예요?


◆ 한윤대> 여성분들 임신해 보시면 배가 굉장히 많이 나오는데 공간이 생각보다 넓어요. 그래서 수술을 잘할 수 있는데요. 직장은 항문에서부터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항문을 살리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직장은 다른 결장에 비해 그 기능이 달라요. 저장 창고 기능을 해서 변을 모았다가 한 번에 배출을 할 수 있어서 대체가 어려운데요. 그 부분에 암이 생겨서 잘라내면 다른 장을 붙여놔도 그 기능을 대체할 수 없어요. 대변을 더 자주 보러 가야 되고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겨요. 특히 항문에서 가까우면 결국 항문을 살리지 못하고 없애야 해요.

◇ 채선아> 그럼 항문의 역할은 어떻게 해요?

◆ 한윤대> 저희가 인공 항문인 장루를 새로 만들어서 배로 변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대장 진료하시는 분들은 대장암이 생기더라도 직장과 그 근처에만 생기지 말라고 하면서 대장내시경을 합니다.

◇ 채선아> 우리나라에서 발병률이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대장암 발병률이 이렇게 증가하는 이유가 뭐예요?

◆ 한윤대> 암이라는 건 하나의 원인으로만 이루어져서 나타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요인이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서구식 음식이 많이 확장된 게 사실입니다. 저희 어머님, 아버님 때는 사실 못 먹기도 하고 심지어 영양실조도 있었잖아요. 그런데 요즘은 고기 먹기도 굉장히 쉽고요. 특히 대장암의 가장 중요한 요인 중에 하나가 튀긴 음식, 붉은 육류 그리고 소시지, 햄, 가공육이거든요. 이게 굉장히 아주 보편적이잖아요. 거기에다 술, 담배도 많아졌기 때문에 대장암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갖고 있어요. 오히려 선진국 같은 더 발달된 나라에서 오히려 많은 편이에요.

◇ 채선아> 충격적인 뉴스도 봤어요. 한 영국 여성이 아이를 낳고 치질인 줄 알고 방치하고 있다가 대장암 4기 진단을 받은 거예요.


◆ 한윤대> 저도 기사 봤는데요. 마음이 아팠던 건 비슷한 환자분이 저한테도 오셨거든요. 저분이랑 똑같은 상황입니다. 당황스러운 건 방송을 보시고 심지어 제가 나온 것도 봤대요. 1년 전부터 TV에 나오는 대장암 증상들이 다 있었는데 본인은 원래 치질이 있었기 때문에 무시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여기저기서 나오는 얘기가 내 증상과 맞는다면 스스로 판단하시면 절대 안 되고요. 한 번은 병원을 꼭 가보시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 채선아>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에 가봐야 된다는 게 몇 가지가 있을까요?

◆ 한윤대> 가장 기본적인 건 혈변이고요. 기본적으로 변은 황금색, 갈색으로 나와야 됩니다. 그런데 피가 섞였다면 뭔가 이상한 겁니다. 단순 치핵, 치질이었다 하더라도 이상한 거고요. 그다음에 암일 경우에 직경이 좁아집니다. 암이 자라나니까 대장에서 변이 나갈 수 있는 곳이 좁아지다 보니 얇은 변이 나와요. 그래서 변이 가늘어지고 얇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요.
 
마지막으로는 원활하게 대변을 보지 못해서 내가 화장실을 다녀왔는데도 계속 변이 마려운 잔변감이 계속 있습니다. 통증은 생각보다 많지는 않은데요. 그런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체중 감소가 오고 식사를 잘 못하게 되고 배변을 못하는 게 동반될 수 있어요. 앞에 말씀드린 세 가지 혈변, 얇은 변, 잔변감이 지속된다 싶으면 '아차' 하고 좀 보셔야 해요.
 
특히 혈변 같은 경우 빨간색만이 아니라 중국집에서 주는 춘장처럼 진짜 시커먼 것도 역시 혈변입니다. 오래전에 나온 피에요. 방금 난 피는 굉장히 빨간데요. 피떡이 지고 한참 지나 보면 검붉거든요. 그런 식으로 오래된 피기 때문에 좀 더 멀리서 났다고 볼 수 있어요.

◇ 채선아> 지금 말씀해 주신 증상들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주시는 게 좋겠고요. 그런데 이 암이라는 게 피할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사실 어쩔 수 없이 걸리는 경우도 있잖아요.

◆ 한윤대> 결국 노화와도 관련 있기 때문에 피할 수 없습니다.

◇ 채선아> 걸리게 되면 '이게 무슨 일이지?' 당사자, 주변의 가족들도 당황스럽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이 암에 대해서 좀 더 정확히 알고 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 한윤대> 우선 대장암에도 0기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대장 내시경을 하면 용종을 떼잖아요. 용종을 떼었다는 건 혹을 단순히 뗀 건데요. 암은 특성상 자가복제를 하고 침습하고 커지고 넓어지고 자기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특성이 있어요. 아직 암이 되지 않은 용종들은 그런 특성이 상대적으로 적어요. 그렇게 침습하지 않은 상태의 용종을 내시경으로 떼도 아무 문제가 없거든요. 그렇게 똑같이 혹을 떼듯이 해서 끝났는데 암이었던 게 0기죠. 용종을 뗀 거랑 똑같이 더 이상의 어떤 처치를 하지 않아도 완치된 것과 거의 동일한 상황. 아직 암이 완전히 침습하고 퍼져나갈 영향력이나 힘이 덜 갖춰진 상태인 거죠. 이런 것들을 암은 암인데 또 예후가 굉장히 좋아요.

◇ 채선아> 그럼 대장암 1기, 2기는 어떤 상태예요?

◆ 한윤대> 장이 얇지만 벽을 나누면 점막층, 점막하층, 근육층, 장막층으로 되어있는데요. 점막층조차 파고 들어가지 채 못한 게 0기 암이에요. 점막층 내에만 있으면 0기 암이고 거기를 파고 들어가서 뿌리가 두 번째에 있는 점막하층을 닿는 순간 1기와 2기에 해당하게 됩니다. 근육층까지도 들어갔을 때도 사실은 2기인데요. 왜냐하면 림프절이라는 데까지 암이 닿아서 퍼져나가기 시작하면 그 시점부터 3기가 되는데 저 림프절이라는 부분들이 맞닿아 있는 부분이 그림엔 장막층 밖에만 있지만 사실은 점막하층까지는 닿아 있어요. 0기인 제자리암은 점막층에만 있기 때문에 녹색 선에 닿지 않습니다. 그래서 퍼질 수 있는 길이 없어요. 점막하층부터는 녹색 선이 닿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닿는다면 저 녹색이 길처럼 쫙 퍼져 있어요. 우리나라 국도처럼 타고 퍼지기 시작하면 쭉 나갈 수 있어요. 암이 서울에만 있었는데 경기도, 충청도로 나아가기 시작하니까 림프절로 가면 3기로 봅니다.

◇ 채선아> 지금 3기까지 설명을 해 주셨는데 이 사이에 질문 들어온 것 중에 내시경 얘기가 가장 많네요. "대장 내시경을 언제부터 하면 좋을까요?" 이런 질문이 많아요.

◆ 한윤대> 전 세계적으로 50세부터 하면 된다고 판단했었습니다. 왜냐하면 위 내시경은 전날 굶기만 하면 되고 심지어 한 3시간, 4시간 정도만 금식해도 해볼 수 있는데 대장 내시경은 전날 굶는다고 되는 게 아니라 하제를 먹고 설사하면서 쫙 비워야 하고 2~3일 전에 벌써 식사도 조절해요. 변비처럼 잘 못 나갈 만하거나 혹은 찌꺼기가 이렇게 있을 만한 것들은 최대한 피하는 식사로 준비를 하고 해야 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3~4일 정도의 일정이 필요하단 말이죠.
 
그러다 보니까 굉장히 불편해서 대장내시경은 잘 안 하시게 되거든요. 물론 30살, 20살 때 해도 좋겠죠. 하지만 3~4일씩 고생하면서 비우고 하는데 그렇게까지 어렵게 해서 암이 나올 확률이 어느 정도 되느냐를 감안하면 사회경제적 비용을 맞췄을 때 얼추 50세면 된다고 했었는데요. 점차 어렸을 때부터 서구적 식이와 술, 담배에 노출되고 연령이 낮아지면서 젊은 층의 대장암이 많아지기 시작했어요. 약간 유전적인 부분이 있었지만 제가 봤던 가장 어린 환자는 20살 정도고, 요즘 30대 중후반에도 심심치 않게 생기시고 40대 초중반도 꽤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50세는 너무 늦다는 의견들이 생기기 시작해서 45세 정도로 낮췄습니다만 제가 볼 때는 사실 40세 정도까지 낮춰도 무방할 것 같고요.
 
40세에 한 번쯤 해보면 좋고, 그때 혹이 얼마나 많이 나오냐에 따라서 혹이 전혀 나오지 않고 깨끗했다면 5년에 한 번 정도 하면 괜찮고요. 혹이 한두 개 정도 있다, 조금 걱정된다면 3년 정도의 터울을 두고 해보실 수 있을 것 같고요. 내시경으로 10개씩 혹을 떼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1~2년 있다 하면 또 10개씩 나와요. 그래서 혹의 개수가 너무 많거나 암으로 진행될 만한 가능성이 높은 혹이 여러 개가 있거나 몇 가지 위험 요소들이 있으면 매년 하라고 이야기합니다.


◇ 채선아> 대장암 4기는 말기라고 보면 될까요?

◆ 한윤대> 일반적으론 그렇습니다. 사실 전부 다는 아니에요. 한 반을 상중하로 나눴을 때 15명, 15명, 15명으로 나누면 하에 15명, 중에도 15명, 마지막 15명이 있는데 마지막 친구들은 제일 위에 있는 친구랑은 차이가 좀 나거든요. 4기라고 나누기는 했지만 그 안을 더 들여다보면 정말 끝을 바라봐야 되는 분도 있고 아직 치료가 가능한 분도 있어요. 특히 대장암 같은 경우는 4기 중에서도 수술이 가능한 분들이 왕왕 있습니다. 일반적인 4기는 항암 치료하고 수술을 못한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일부 환자분들은 4기지만 바로 수술을 할 수 있는 분들이 계시고 그런 분들은 예후가 훨씬 좋습니다.

◇ 채선아> 4기도 상황에 따라 다르니 살펴봐야 된다는 말씀이시고요. 대장암 예방법으론 어떤 게 있을까요?

◆ 한윤대> 대장암 예방에 가장 좋은 건 대장 내시경이고요. 우리나라는 대장 내시경을 할 수 있는 병원도 많고요. 한국처럼 대장 내시경 한다고 했을 때 거부 하지 않는 나라가 없기 때문에 예방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튀긴 음식 같은 것들, 술, 이렇게 대장에 부담을 주는 음식을 너무 과하게, 매일 먹고 이러면 안 됩니다.

◇ 채선아> 네. 오늘 여기까지 대장암에 대해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연대세브란스병원 한윤대 대장항문외과 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한윤대> 감사합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