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EN:]한재민 "꿈꿔온 무반주 첼로 독주, 손꼽아 기다려"

첼리스트 한재민. 롯데문화재단 제공
첼리스트 한재민(18·독일 크론베르크 아카데미)은 올해 롯데콘서트홀의 간판으로 활약한다.

2024년 롯데콘서트홀의 상주 음악가 '인 하우스 아티스트'로 선정된 한재민은 한 해 동안 직접 기획한 2번의 공연으로 관객을 만난다. 3월 27일은 무반주 첼로 리사이틀, 10월 30일은 피아니스트 박재홍,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토프 바라티와 트리오 리사이틀을 연다.

무반주 첼로 리사이틀은 그가 꼭 한 번 도전하고 싶었던 무대다. 한재민은 1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첼로 리사이틀이라고 하면 피아노가 함께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데 첼로가 솔로 악기로서도 충분히 매력 있다"고 말했다.

"올해 가장 꿈꿔 온 연주 중 하나로 손꼽아 기다리는 공연이에요. 첼로만으로 80분을 채운다는 점이 부담되면서도 기대되고 설레요."

무반주 첼로 리사이틀에서는 존 윌리엄스, 가스파르 카사도, 죄르지 리게티, 졸탄 코다이의 곡을 혼자 연주한다. 한재민은 "메인 디쉬는 코다이의 무반주 첼로 소나타다. 저랑 잘 맞고 연주가 끝나면 가슴 벅찬 정도가 세 손가락 안에 꼽는 곡"이라고 말했다.

트리오 리사이틀은 라흐마니노프, 드보르자크,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트리오를 연주한다. 그는 "바라티와 박재홍 모두 연주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며 "바라티는 친분은 없지만 꼭 한 번 같이 연주하고 싶었다. 박재홍은 같이 연주하면 밸런스를 기가 막히게 맞춰줘서 너무 편하고 음악을 정말 사랑하는 음악가라서 연주할 때마다 많이 배우고 느낀다"고 칭찬했다.

첼리스트 한재민. 롯데문화재단 제공
'첼로 신동'으로 불린 한재민은 2021년 제오르제 에네스쿠 콩쿠르와 2022년 윤이상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우승했고 2021년 제네바 국제 콩쿠르에서 3위에 입상했다. 이후 저명한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협연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스스로에게 큰 의미가 있는 1년이었어요. 음악가로서 정체성을 찾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음악의 근본적인 요소를 들여다보고 초심을 되새기게 됐어요. 그런 가운데 상주 음악가로 활동한 경험이 음악가로서 성장하는 기회가 될 거라 생각해요."

2020년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최연소 영재로 발탁됐던 한재민은 현재 독일 크론베르크 아카데미에서 볼프강 에마뉴엘 슈미트 교수의 가르침을 받고 있다. "독일 생활은 어느 정도 적응이 됐어요. 다른 음악가들과 만나고 생활하는 것이 재밌고 새로 배우는 선생님과도 잘 맞아서 많이 배우고 있어요."

삼성문화재단으로부터 대여받아 연주하는 조반니 그란치노 첼로에 대해서는 "처음 연주했을 때보다는 많이 친해졌지만 여전히 쉽지 않은 악기다. 그래도 제가 내고 싶은 소리와 악기가 원하는 소리가 마주했을 때 아름답게 바뀌는 것 같다"고 했다.

한재민은 콩쿠르나 연주회 때 빨간 양말을 신는 것으로 유명하다. "2021년 제오르제 에네스쿠 콩쿠르 결승에서 쇼스타코비치를 연주할 때 처음 빨간 양말을 신었어요. '여성 연주자는 드레스로 연주 코드를 표현하는데 남성 연주자는 무엇으로 표현할까' 고민하다가 준결승 끝나고 백화점 가서 사서 신었죠. 그날 콩쿠르 결과가 좋아서 그 뒤로 거의 빨간 양말을 신어요."

올해 연주 일정도 빼곡하다. "기회가 되면 베토벤 소나타 전곡에 도전하고 싶어요. 정명훈 지휘로 KBS 교향악단과 협연하고 영국과 독일에서 리사이틀이 잡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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