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와 천주교와 정교회가 함께 고통 받는 세계 이웃들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기도의 손을 모았다.
예수그리스도 안에서 교파를 초월해 가시적 일치를 위해 힘쓰는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공동의장 이용훈 대주교·김종생 목사)는 1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예닮교회(서평원 목사)에서 2024년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 첫날 일치기도회를 가졌다.
일치기도회에서는 지난 1977년 천주교와 개신교 성서학자를 중심으로 공동번역해 출판한 「공동번역 성서」를 사용하고, 찬송가는 개신교찬송가와 가톨릭성가를 그대로 사용했다.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한다" (누가복음 10장 27절)
강론을 맡은 천주교 김희중 대주교(신앙과직제협의회 전 공동의장)는 담화문에서 "우리는 주님 사랑의 체험에서 우리의 공통된 정체성을 찾고 서로 사랑함으로써 그 정체성을 세상에 드러낸다"고 강조했다.
김희중 대주교는 이어 "(세계) 수많은 지역에서 벌어지는 전쟁, 국제 관계의 불균형, 서구 열강이나 다른 외부 세력이 강제하는 구조에 순응해야 하는 데에서 발생하는 불평등이 모두 그리스도처럼 사랑하는 우리의 능력을 억누르는 것이 사실"이라며, "중요한 것은 다름에 개의치 않고 서로 사랑하는 법을 배움으로써 그리스도인들은 누구나 복음에 나오는 사마리아인과 같은 이웃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치기도회 참석자들은 올해 일치기도주간 자료집을 준비한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기도의 시간도 가졌다.
부르키나파소는 지난 2016년 유력 지하드파 공격으로 안보위기와 함께 교회들이 공공연하게 무장 공격의 목표가 되고 있다.
일치기도회 참석자들은 고백기도와 중보기도, 마침과 축복기도를 함께 읽으며,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돼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자고 다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종생 총무는 "한국 천주교 230년, 개신교 130년, 정교회 120년이 지났지만, 일치와 협력의 경험보다는 다른 종교인처럼 지내왔다"며, "우리가 만남을 시작한 지 오래 되지 않았지만 상호 배려 속에 그리스도 안에서 가까워지는 노력을 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김종생 총무는 이어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갈등과 분열로 가득한 암울한 소식이 너무 많다"며, "그리스도교 전통 안에 있는 우리들부터 하나가 돼 세상에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자"고 말했다.
2024년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원교단 목회자들의 단체 축도로 마무리 됐다.
한편,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는 국내 천주교회를 대표하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CBCK)와 정교회, 개신교회를 대표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한국 그리스도인의 일치와 교파간 신앙적 친교를 위해 지난 2014년 5월 창립했다.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는 1965년 대한성공회와 천주교가 상호방문 기도회를 시작한 것을 계기로 1986년부터 해마다 천주교와 개신교가 상호 방문해 일치기도회를 개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