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영덕 4년 만에 또 '깜깜이 선거' 전락

[신년기획④]
울진·영덕 20대 총선 같은 선거구→21대 분리→22대 다시 합칠듯
선거 8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선거구획정 늦어지며 혼란 가중
후보들 선거구도 모른채 '깜깜이 선거운동'…후보·유권자 모두 불만

제411회 국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 모습. 윤창원 기자
▶ 글 싣는 순서
①22대 총선 '포항 북'…현역 3선 달성할까
②22대 총선 '포항 남·울릉'…예비후보 난립
③'2강2중1약' 경주…현역 3선 도전에 '빨간불'
④울진·영덕 4년 만에 또 '깜깜이 선거' 전락
(계속)
   
총선이 3달도 남지 않았지만 울진과 영덕지역 예비후보들은 안개 속을 헤매고 있다. 아직도 두 지역의 선거구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20대 총선까지만 해도 영덕과 울진은 영양군·영덕군·봉화군·울진군 선거구로 묶여 있었다.
   
하지만 21대 총선을 앞두고 인구 편차를 감안한 선거구 재획정으로 두 지역은 영주·영양·봉화·울진과 군위·의성·청송·영덕으로 나눠졌다.
   
경북지역 국회의원들의 자리보전을 위해 동해와 접해있는 2개 지역이 나눠져 북부 내륙 도시들과 같은 선거구로 묶이는 기이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
   
게다가 4년 만에 두 지역은 또 다시 선거구 재조정의 대상이 됐다.
   
군위군이 대구시로 편입되면서 동구을 선거구와 합쳐졌고, 이에 따라 의석수 확보를 위해 또 다시 선거구 조정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는 지난달 5일 군위가 빠진 자리에 울진을 넣는 안을 제시했다. 군위를 떼어준 의성·청송·영덕에 울진이 추가되고, 울진을 떼어낸 영주·영양·봉화가 하나의 선거구를 이루는 안이다.
   
하지만 의성·청송·영덕·울진은 역 'ㄴ'자 모양의 기형적인 선거구인데다 지리나 교통적 연접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지역 간 이질성도 크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벼·과수 등 농업 중심인 의성·청송과 산림·어업 중심의 영덕·울진을 하나로 묶는 것은 생활·문화적으로도 맞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지리·교통적으로 연접하고 생활·문화가 밀접한 봉화·영양·울진·영덕·청송 5개 지자체를 하나로 묶고 영주와 예천, 안동과 의성을 하나의 선거구로 묶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이처럼 선거구 획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예비후보들의 불만과 불편은 커지고 있다.
   
선거 운동을 해야 할 지역은 매우 넓지만 선거구가 정해지지 않으면서 아직도 제대로 된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쪼개기 후원금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현역 김희국 의원(군위의성청송영덕)의 총선 출마가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예비 주자들의 셈법은 복잡해지고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다.
   
기존 영주·봉화·영양·울진 선거구에는 현역 박형수 의원을 비롯해 김관하 변호사, 임종득 전 대통령실 안보2차장, 홍성태 전 윤석열 대선후보 조직본부 특보단장, 박인우 경북정책연구원장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군위·의성·청송·영덕 선거구는 의성 출신인 김재원(59) 전 최고위원과 김태한(61)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청송출신 우병윤(65)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 강성주(58) 전 우정사업본부장, 심태성 영덕대게랑 대표 등이 출마할 것으로 보이지만 선거구가 최종 확정될 때까지 후보들의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구 획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예비후보들은 깜깜이 선거운동을 할 수 밖에 없다"며 "선거구 획정 시기와 울진 출신인 박형수 의원 거취가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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