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통신 "김정은, 韓 총선 앞두고 '게임의 룰' 정하려 해"

시정연설 마치고 당 간부들과 악수하는 김정은. 연합뉴스

중국의 관영매체가 북한이 최근 한국을 '제1적대국'으로 지목하는 등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고 있는 것에 대해 한국의 총선을 앞두고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시도라는 분석을 내놨다.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는 18일 '한국은 어떻게 북한의 제1적대국이 됐나'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북한은 이전까지 미국을 '가장 큰 주적'이라고 불렀으나 이제는 남한을 '제1의 적'으로 꼽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5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대한민국을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으로, 불변의 주적으로 확고히 간주하도록 교육교양사업을 강화한다는 것을 해당 (헌법) 조문에 명기하는 것이 옳다"며 헌법 개정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그는 또 '삼천리금수강산', '8천만 겨레' '북반부'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 등 민족 및 통일 지향의 표현들을 삭제하라고 지시하며 "우리 공화국의 민족역사에서 '통일', '화해', '동족'이라는 개념자체를 완전히 제거해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화사는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을 자세하게 소개한 뒤 "지난해 12월 김 위원장은 '남북관계는 동족관계가 아니며, 대북관계와 통일정책에 대한 입장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최근 북한의 이 같은 선언은 남북관계를 재정립한 북한의 추가 행보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8일과 9일 군수공장 시찰 당시에는 "우리는 결코 조선반도에서 압도적 힘에 의한 대사변을 일방적으로 결행하지는 않겠지만 전쟁을 피할 생각 또한 전혀 없다"며 "우리의 주권과 안전을 위협하려 든다면 그러한 기회가 온다면 대한민국을 초토화해 버릴 것"이라고 강경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신화사는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열고 '현 정부는 역대 정부와 달리 북한이 도발한다면 더욱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한국의 대응을 소개한 뒤 "(남북간) 강대강 대치로 한반도 정세가 소용돌이 치는 악순환의 고리로 접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과거의 경험에 비춰봤을 때 미국 대선이 치러지는 해가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는 해"였다며 "북한이 이 시기에 미국이 아닌 한국을 적으로 삼은 것은 윤석열 정부의 대미 정책에 대한 경고라는 분석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미국 대선과 한국 총선이 열리는 해"라며 "복잡한 상황 속에서 북한이 또 한번 게임의 룰을 정의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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