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기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는 웹툰 산업이 5년째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창작자들 수입은 경쟁 심화로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18일 발표한 '2023 웹툰 실태조사(사업체·작가)'에 따르면 2022년 웹툰 산업 매출액은 역대 최대 규모인 1조 8290억 원으로 전년(1조 5660억 원)보다 2630억 원(16.8%) 늘었다.
전체 산업 중에서도 플랫폼사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2022년 매출액은 2021년 8241억 원 대비 36.8% 증가한 1조 1277억 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하며, 웹툰 산업의 성장을 견인했다.
이처럼 산업적으로는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몸집이 불어난 만큼 경쟁이 치열해지며 창작자의 수입은 오히려 감소했다.
작가의 연평균 수입을 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최근 1년간 내내 연재한 웹툰 작가의 연 평균 수입은 9840만원으로 전년 대비 2030만원 줄었다. 최근 1년 이내 연재한 경험이 있는 작가의 수입은 전년 대비 2097만원 줄어든 6476만원이었다.
이는 코로나19 관련 제한조치가 풀리면서 웹툰 이용자 수가 감소하고 웹툰 업계 내의 경쟁이 심화된 것에 기인한 것으로 문체부는 풀이했다.
1년간 2~3개월에 1회 이상 만화·웹툰 이용 경험 있는 이용자의 주 1회 이상 웹툰 이용률은 전년 대비 6.2% 감소한 62.8%에 그쳤다.
작가들의 주 수입원은 플랫폼에서 자리잡은 선인세 개념인 MG(최저수익보장금)와 작품이 흥행할수록 더 받는 RS(수익분배)가 대표적이었다. 원고료, 해외 유통, 2차적 저작권료, 광고 수익 등이 뒤를 이었다.
표준계약서 활용에서는 사업체와 창작자간 인식 차가 드러났다.
계약 관행 중 서면계약 체결 여부에 대해 사업체의 98.2%가 '그렇다'고 응답한 반면 작가의 경우 그보다 낮은 83.9%가 '그렇다'고 답했다.
표준계약서 활용 면에서도 그대로 또는 변형해 활용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사업체는 81.9%였지만 작가들은 48.7%에 불과해 표준계약서의 존재를 인지하면서도 실제로는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웹툰 작가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혀온 과로 문제는 여전하지만 일부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웹툰 작가가 일주일 중 창작을 하는 평균 일수는 5.8일로 전년과 비슷했지만 7일 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전년 37.2%에서 33.1%로 소폭 감소했다. 일주일 중 창작하는 날의 평균 소요 시간은 9.5시간으로, 전년 대비 1시간 줄어들었다.
창작 업계에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생성형 AI(인공지능)에 대한 인식조사에서도 사업체와 작가 사이에 차이가 나타났다.
사업체의 경우 AI 활용에 대한 '의향 있음' 응답은 41.2%,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49.7%, '의향 없음'은 9.1%를 차지해 여건에 따라 활용할 의사가 있다는 여지를 남긴 반면, 작가들의 AI 도구 활용 의향은 36.1%으로 전반적으로 사업체보다 낮게 나타났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문체부는 만화·웹툰 분야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조직과 예산 강화, 인재 양성, 해외 진출, 법과 제도 개선 등의 내용이 담긴 '만화·웹툰 산업 발전 방향'을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유인촌 장관은 "만화·웹툰을 케이-팝, 게임에 이어 케이-콘텐츠를 이끄는 차세대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며 "작년 11월에 진행한 업계 간담회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필요한 사업을 발굴하고 제도를 개선해 한국이 세계 만화·웹툰 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