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기만 하면 된다"…'나만의 챗봇' 가득 GPT 스토어 써보니[딥뉴스]

GPT스토어 이용료 월 20달러
다양한 분야 '챗봇' 골라 쓰기 가능
일반인도 '챗봇' 만들 수 있어

20달러. 부가세 별도. GPT스토어에 입장하는 티켓값이다. GPT스토어는 '나만의 챗봇'을 골라 쓸 수 있는 시장이다. '앱스토어'에서 내가 필요한 '앱'을 골라 썼다면, 이제는 'GPT스토어'에서 내가 필요한 '챗봇'을 골라 쓸 수 있게 됐다. '나만의 챗봇'을 만나기 위해 GPT스토어에 입장해봤다.

리서치 챗봇 컨센서스(Consensus)의 대답. GPTs 캡처

고르기만 하면 된다 '나만의 챗봇'


GPT스토어 첫 화면에는 "사용자가 지정하는 버전의 챗GPT를 검색하고 만든다"고 돼 있다. 명령과 추가 지식, 모든 기술을 조합해서라는 단서가 붙는다. 일반 챗GPT를 사용할 때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질문과 명령문을 넣고 답변을 받았다면, GPT스토어에 올라온 챗봇에는 사용자가 원하는 명령문이 미리 세팅돼 있다. 이미지 생성, 생산성, 교육 등 분야별로 세분화됐다. 오픈AI에 따르면 GPT스토어에는 이미 300만 개 이상의 맞춤형 챗봇이 올라와있다. 이 가운데 오픈AI의 판매 심사 및 등록이 끝난 챗봇 제품 8만 여개 이상이 거래 중이다.

현재 가장 인기 많은 챗봇은 리서치 분야의 '컨센서스(Consensus)'. 컨센서스는 약 2억개 학술 자료를 기반으로 답변을 제공한다. 컨센서스에 "언론사의 AI 활용 방안에 대해 알려달라"고 요청해봤다. 컨센서스 챗봇은 3가지의 내용을 제시했다. ①AI를 이용한 저널리즘 연구 증가, ②로봇 저널리즘의 실용화, ③AI의 뉴스룸 적용과 영향. 챗봇이 제시한 각 내용마다 어디서 발췌된 것인지 출처도 명시돼 있다.

이미지 생성형 AI 챗봇 '달리(DALL·E)'가 만든 GPT스토어 이미지.

이번에는 이미지 생성형 AI 챗봇인 '달리(DALL·E)'를 통해 GPT스토어를 이미지로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두 가지의 그림을 제시했다. 로봇들이 챗봇을 하고 있는 듯한 이미지가 나왔다. 원하는 느낌이 나지 않아 명령문을 수정했다. 로봇 비중을 줄이고 GPT스토어 '간판'이 있는 그림을 그려 달라고 했다. 사람들이 드나드는 모습도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명령문이 구체적일 수록 원하는 그림이 나왔다. 챗GPT시대, '질문'이 중요한 시대라는 게 실감났다.

법률 자문도 받아봤다. 검색에 'Law'라고 치자 관련 챗봇이 주르륵 나왔다. 이 가운데 '한국어 법률봇'에게 "전세 사기를 당했을 때 어떤 법 조항을 참고해야 하느냐"고 물어봤다. "전세 사기와 관련된 구체적인 법 조항에 대한 정보는 찾을 수 없었지만 기본적으로 전세 사기와 관련된 법적 조치는 다음과 같은 법률에 기초를 둘 수 있다"며 형법 제347조인 사기죄, 민법, 임대차보호법, 상법 등을 보여줬다. 법률봇은 "기본적인 법적 근거를 제공할 뿐 정확한 법적 조언을 얻기 위해선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는 게 가장 좋다"고 했다. 전문적인 내용일 수록 챗봇이 답변한 내용을 다시 한 번 확인 해야 한다.
달리(DALL·E)가 그린 인공지능이 연상되는 그림바탕의 저널리스트.


누구나 챗봇 만들기 가능, 기회일까 종속일까


GPT스토어의 챗봇은 크게 3가지로 분류 가능하다. 1. 생산성 향상 분야, 2. 지식 전문 분야, 3. 창작 분야다. 1. 생산성 향상 분야의 챗봇들은 콘센서스처럼 논문 등 학술 자료를 기반으로 한 리서치, 유튜브 영상 요약, 번역, 분석 및 그래프 작성 등을 해준다.일상생활이나 업무를 할 때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챗봇들이다. 2. 지식 전문 분야는 전문가 집단의 지식을 제공한다. 다만 이 분야의 챗봇을 활용할 경우 검증은 필수다. 3. 창작 분야는 달리처럼 그림을 그리거나 소설을 써 주는 챗봇들이다. 향후 AI가 창작해 낸 생산물에 대한 저작권 논란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GPTs 메인 화면 캡처

GPT기반의 챗봇을 쓰는 것을 넘어 일반인이 직접 챗봇을 만들 수도 있다. 어떤 전문적인 프로그래밍이나 코딩 실력 없이도 누구나 쉽게 시도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확장 가능성'이 크다.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나만의 챗봇'을 만들어 수익화 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기존에 없던 전혀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인 셈이다. 이 때문에 현재 유튜브나 블로그 등에선 '챗봇 만드는 방법', '챗봇으로 수익화까지' 등의 내용을 주제로 한 글들이 올라와 있다. 오픈AI는 올 1분기에 챗봇 개발자가 챗봇으로 수익을 내는 방안도 공개할 예정이다.

업계의 파급력도 클 것으로 보인다. 기업이나 기관에 돈을 받고 팔던 AI 챗봇이 GPT 스토어를 통해 현재 거의 '무료'로 제공되어서다. 스타트업 중 상당수는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GPT스토어 계획이 처음 공개된 지난해 미국 정보기술(IT) 전문지 디인포메이션은 "AI 스타트업을 멸종으로 내몰 이벤트"라고 평가했다. 반면 판매처로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교차한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 판로 확대를 꾀하고 있는 기업들은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폴라리스오피스는 GPT스토어에 회사 '가이드 챗봇'을 등록했다. 글로벌 AI 기업 도약을 선포한 한글과컴퓨터(한컴)와 AI 스타트업 엘림넷 등도 GPT스토어에 자사 서비스를 등록하는 작업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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