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스타19의 보라와 효린은 지난 9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새 싱글 '노 모어'(마보이)(NO MORE)(MA BOY)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열어 취재진을 만났다. 인터뷰 초반부터 까르르 웃으며 취재진을 반긴 이들은 오랜만에 둘이 뭉친 그 사실 자체를 무척 즐거워하는 듯 보였다. 보라는 "보시다시피 저희가 좀 즐겁게, '하하하하하' 하는 감정으로 이거(컴백)를 하게 됐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미 팀으로서 오랜 시간을 함께했지만, 이번 컴백을 준비하면서 더 속 깊은 이야기를 했다고 두 사람은 입을 모았다. 단지 이번 활동에만 국한되지 않고, 개인적인 감정도 나눴다. 보라는 "원래도 편했지만 더 가까워진 느낌이 많이 든다"라고 돌아봤다. "가장 큰 감정은 '아직 실감이 안 난다'는 것"이라고 운을 뗀 효린은 "음악방송 해 봐야 실감 날 것 같다. 항상 솔로 활동하다가 멤버랑 같이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라고 기대했다.
2016년 첫 솔로 미니앨범을 내고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솔로 활동을 시작한 그동안 '바다보러갈래'(SEE SEA)를 비롯한 여러 싱글과 세 장의 미니앨범을 낸 효린. 효린은 "혼자 있을 때는 같이 떠드는 멤버가 없으니까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의지하던 멤버랑 대기실 쓰면서 무대 하고 시간 보낸다고 하면 너무 재밌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보라, 효린, 소유, 다솜 네 명의 멤버가 모두 개인 활동에 치중하고 있지만, 함께하자는 이야기는 "늘 조금씩은" 나오고 있었다. 씨스타 완전체를 기다리는 팬들도 많다는 걸 두 사람도 알고 있다. 보라는 "각자 하는 일 타이밍도 있고 많은 사람이 뭉치기에는 더더욱 힘든 작업이더라. 둘이라서 그나마 수월한 부분이 있었다"라고 답했다. 효린도 "다 다른 회사에 있다 보니까 한자리에 모여서 맞추는 게 마음 하나만으로는 안 되더라. 늘 얘기하고 있긴 하다. 너무 늦어지기 전에 한번 (컴백) 했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처음 씨스타19을 할 때보다 시간이 많이 흘렀기에, 준비 과정에 시간이 더 들기도 했다. 보라와 효린 두 사람이 직접 소통하고 결정할 부분이 많아진 덕이다. 이전보다 두 사람의 의견이 더 많이 반영된 것은 물론이다. 씨스타19의 컴백 이야기가 처음 나온 시기가 9월이니, 약 4개월 정도가 걸렸다.
타이틀곡은 '노 모어'(마보이)다. 스트링 사운드로 시작해 세련되고 무게감 있는 베이스와, 펀치감 있는 드럼 비트가 곡을 끌어 나가는 이 곡은 심플하지만 중독성 있는 훅 멜로디가 귓가에 맴도는 매력이 있다.
"우리가 엄청나게 큰 춤을 추고 고음을 내지 않아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쿨함과 당당함, 무게감과 카리스마 그런 것들이 저희의 조그마한 손짓과 조그마한 목소리에도 뭔가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무게감이 마음에 들어서 선택하게 된 것 같아요." (효린)
보라는 "가사만 들으면 '너 싫어!'라고 되게 세게 표현할 수 있는데, 저희 둘 생각이 맞았던(일치한) 게 이걸 오히려 덤덤하게 표현하는 게 지금의 우리와 너무 잘 맞지 않을까 했다"라고 전했다. 효린은 "이전에 나왔던 노래들은 (그대로) 사랑해 주시면 좋겠고, 이번엔 '이런 스타일이네' 하고 있는 그대로 지금의 저희를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타이틀곡 부제엔, 씨스타19의 히트곡 '마보이'가 들어간다. 유닛 데뷔곡과 연관이 있을까. 보라는 "'마보이' 때는 어린 마음으로 '날 좀 바라봐 줘' 하는 그 나이대에 맞는 감정이고, '있다 없으니까'는 정말 슬픔을 오롯이 느끼는 곡이었다. 이번 '노 모어'는 슬픔들을 겪고 겪고 겪어서 지금도 슬프긴 한데 그걸 막 애절하고 막 고통스럽게 표현하는 노래는 아니다. 저는 '마보이'가 있었기 때문에 '노 모어'라는 연장선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바라봤다.
'본체'인 씨스타는 특히 여름과 잘 어울리는 그룹이었다. 히트곡의 많은 부분을 여름 겨냥 곡이 차지한다. 이번 씨스타19 컴백 시기는 어떻게 정했는지 묻자, 효린은 "1월 시작부터 뭔가 선물처럼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라고, 보라는 "19는 꼭 여름이 아니어도, 어떠한 계절이어도 계절에 구애받지 않는 유닛이라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카우걸'은 씨스타19를 위해 회사가 준비한 여러 콘셉트 중 하나였다. 보라와 효린은 '난 너를 겨눠'라는 '노 모어'의 가사와도 '카우걸' 콘셉트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앨범 티저 이미지가 공개된 후 발랄하면서도 관능적인 매력을 여유롭게 소화하는 두 사람을 보고 호평이 이어진 바 있다.
씨스타19로서도 11년 만의 컴백이지만, 그동안 연기 활동에 집중해 온 보라에게 더 '그립고 고팠던' 컴백이다. 보라는 "많이 걱정됐지만, 하고 싶다는 마음이 우선이었다"라며 "무대에서 다시 표현하고 싶고 팬들과 직접적인 소통을 너무 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앨범을 계획하면서 초반엔 되게 즐거웠다. '아, 나 다시 이런 거 하는구나' '재킷 촬영했었지' 기뻐하다가 뮤직비디오 찍을 때 약간 부담이 오더라. 쉰 만큼 분명히 차이가 있지 않을까, 그 차이가 안 느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노력을 많이 했다"라고 부연했다.
음악방송으로도 팬들과 시청자를 만날 예정인 씨스타19에게 댄스 챌린지 질문이 나왔다. 가장 첫 번째 타자로 염두에 둔 건 소유와 다솜이었다. 보라와 효린은 "누구든 함께해 주신다면 너무 재밌게 할 것 같다"라는 입장이다. 효린은 대기실에 이름과 사진 없이 '커피 한 잔 무료로 드립니다' '목마르신 분들 쉬다 가세요'라고 써 두면 찾아오지 않겠냐고 해서 폭소를 유발했다.
효린은 "저희가 사실 어딜 가나 무게 잡고 있는 스타일이 아니라 이 모습(이날 인터뷰할 때의 모습)이어가지고 사실 그냥 편안하게 다가오셔도 된다. 다가와 주시면 너무 고맙겠다. 뭐라 할까, 후배분들한테는 조심스럽다"라고 고백했다. 보라는 "전혀 그렇게 안 보이시겠지만, 저희도 쑥스럽다. 굉장히 쑥스러움이 많다"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듣고 싶은 수식어를 묻자 보라는 "그냥 '멋진 언니들'이었으면 좋겠다. 뭐 차별성을 갖자 이런 느낌이라기보다 어찌 됐건 좀 언니가 된 건 사실이지 않나. '멋진 언니들이네' 이런 느낌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라고 바랐다.
인터뷰 내내 밝고 생기 있는 모습과 입담으로 웃음을 유발한 씨스타19는 활동 목표를 이야기하면서도 '즐거움'과 '행복'을 빼놓지 않고 언급했다. 보라는 "어떠한 순위를 생각한다기보다는 저희 둘이 한다는 거의 의미가 되게 컸고 이거로 인해 좀 더 즐겁고 행복한 순간을 남기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게 가장 큰 목표"라며 "저희를 기다려주신 팬분들에 대한 보답"과 "저희의 행복"도 목표 중 하나라고 전했다.
효린은 "언니는 연기 활동 7년, 저도 솔로 활동 7년 동안 하고 나서 유닛 활동을 하는 거다. 각자의 가고 싶은 길을 걸어가다가, 다시 한번 저희가 가려는 길의 원동력이나 리프레시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결론은 행복해지자! 행복, 행복, 행복!"이라고 밝혔다.
씨스타19의 세 번째 싱글 '노 모어'(마보이)는 16일 저녁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