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지역구가 속해 있는 인천 계양구를 전격 방문했다. 이 대표의 출마 지역에 '자객 출마'를 자처하겠다는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도 한 위원장의 일정에 동참했다.
한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가 출마하는 곳에서 우리가 승리하는 것은 상징적이 될 것"이라며 "1석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인천시 계양구 카리스호텔에서 열린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지금의 민주당은 우리가 알던 과거의 그 민주당이 아니다. 국민들도 그렇게 생각할거고, 심지어 민주당 지지자와 구성원도 속으로는 '이게 아닌데'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리 인천시당의 인품과 실력을 갖춘 분들이 다 모여 있다. 우리가 어렵다는 말들 많이 하는데, 우린 이길 수 있다"며 "여기 계신 면면을 보라. 그분들이 올해 4월 총선 인천에서 바람을 일으켜 서울을, 수도권을, 그리고 대한민국을 바람으로 채울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행사가 열린 곳은 계양구 작전동으로 '인천 계양갑' 지역구에 속한다. 이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바로 옆이다. 이날 지지자만 약 500명 정도 모이면서 일대가 혼란을 빚기도 했다. 지지자들 중에는 '인천 계양을에는 원희룡이 필요하다'는 피켓을 들고 있는 이들도 있었다.
한 위원장은 이곳에서 네 번째 정치개혁안을 내놓았다. 그는 앞서 △불체포특권 포기 △금고형 이상 확정될 경우 세비 전액 반납 △추후 재·보선에서 당 귀책사유로 선거가 이뤄질 경우 무공천 등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는 '국회의원 50명 축소'를 언급했다.
그는 "오늘 민도가 높기로 소문난. 국민의 정치 의식이 높기로 소문난 바로 이곳 인천에서 우리의 네 번째 약속을 말씀드린다"며 "이번 총선에서 승리해서 국회의원 수를 300명에서 250명으로 줄이는 법 개정을 제일 먼저 발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에 이번에도 반대할 것인지 묻고 싶다. 반대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국회의원 정수는 올해 4월부터 250명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이 직접 원 전 장관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국민의힘에는 이 대표가 출마하는 지역이라면 그곳이 호남이든 영남이든 서울이든 인천이든 어디든 가서 정정당당하게 승부 하고 싶어 하는 후보들이 많이 있다"며 "그중 한 분이 여기 계신다. 설명이 필요 없는 우리의 원희룡"이라고 밝혔다.
무대에 나선 원 전 장관은 "우리 정치가 꽉 막혀 있다.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가야 되는데 돌덩이 하나가 자기만 살려고 이 길을 가로막고 있다"며 "제가 온몸으로 돌덩이를 치우겠다"고 선언했다. 이 대표의 '방탄 국회'를 비판하며 출마 지역에 도전장을 내겠다는 의미다.
이어 "이곳 계양은 수준이 높은 곳이다. 젊음이 넘치고 미래의 발전 가능성이 무한하고 전국 어디에도 보기 힘든 지역 오케스트라를 운영하고 있는 수준 높은 주민들"이라며 "이런 국민들이 살고 계신 곳을 험지라고 부르면 안 된다. 제가 온몸으로 도전할 것이기 때문에 '도전지'라고 불러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