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병원 6곳 돌며 수면마취제 '의료쇼핑'…16명 수사 의뢰

스마트이미지 제공

# 20대 여성 A씨는 지난 2022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병원 101곳을 찾았다. 1년 6개월 동안 방문한 의료기관은 7곳(100차례 내원)에 쏠려 있었다. 주된 목적은 피부 시술 등을 이유로 수면마취제를 얻기 위함이었다. 하루에 많게는 6곳을 돌며 프로포폴과 미다졸람, 케타민을 투약받기도 했다.
 

정상적 의료이용 범주를 벗어나 당국이 흔히 말하는 '마약류 의료쇼핑'으로 볼 수 있는 사례다. A씨는 같은 기간 정부의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분석을 통해 이같은 마약류 중복 또는 다수 투약 환자로 특정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경찰청·지자체와 함께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이 의심되는 의료기관 21곳을 집중 점검한 결과, A씨 같은 마약류 의료쇼핑 의심환자 16명과 오·남용 처방이 의심되는 병원 13곳을 적발했다고 16일 밝혔다.
 
당국은 의사·약사·법률가 등으로 구성된 '마약류오남용심의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환자 16명과 이들에게 프로포폴 등 마약류 의약품을 투여한 의료기관 9곳을 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이중 처방전·진료기록부 기재, 마약류 취급 보고 등에 대한 위반사실이 확인됐거나 수사가 필요한 병원 4곳에 대해서도 고발 또는 수사를 의뢰했다. 관련 수사 결과는 올 4월부터 경찰청 등과의 공조를 통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이력관리시스템(가칭)'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점검 대상 의료기관 중 마약류 저장시설 점검부를 작성하지 않는 등 지침을 어긴 6곳과 관련해선 각 지자체의 행정처분이 이뤄질 예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앞서 식약처는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 당시 수면마취제 의료쇼핑 중독 의심환자 등에 대한 점검·관리 강화 요구가 많았던 점을 반영해 유관부처 간 기획(합동) 주제로 선정, 점검에 착수했다.
 
점검 대상이 된 기관들은 △청소년 등 젊은층의 수면마취제 의료쇼핑(하루 5곳 이상)이 이뤄지거나(12개소) △의사가 대진·휴진·출국 등으로 처방이 불가한 기간에 마약류가 처방됐고(3개소) △타인의 명의로 대리처방이 의심된 사례들(한방병원 6곳)이었다.
 
당초 의료기관 22곳을 살펴볼 계획이었으나, 1곳은 이미 폐업한 상태라 제외됐다.
 
당국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보고된 의료용 마약류 처방·투약내용을 면밀히 분석해 '의료쇼핑 중독의심 환자'가 수차례 방문한 12곳을 걸러냈다.
 
개중에는 수면마취제 2~3종을 섞은 이른바 '칵테일'을 포함해 하루 5곳에서 프로포폴·미다졸람·케타민을 투약 받은 20대 환자도 있었다.
 
이렇게 단속망에 걸린 병원 12곳의 주소지는 모두 서울 강남 지역(강남구·서초구)인 것으로 파악됐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마약류오남용감시단을 주축으로 관련 부처와 함께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불법취급 등을 엄정 단속·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 등에는 마약류 취급자에게 처방·투약 시 안전관리를 철저히 준수할 것을 협조 요청하고, 환자 대상 오남용 예방 홍보 등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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