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 시달리다 "국밥 한 그릇만 사달라"고 도움을 요청한 40대 남성에게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15일 온라인커뮤니티에 '국밥 사달라고 한 글쓴이입니다. 일자리를 얻어 새출발하려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40대 남성으로 알려진 A 씨는 "글 올리고 매일 모든 댓글을 읽고 또 읽으며, 웃다가 울다가 했다"며 "도움 주신 분의 소개로 수요일이나 목요일쯤 일을 하러 올라갈 것 같다"고 적었다.
A 씨는 "아프다는 핑계로 허송세월하지 않고 도움을 발판 삼아 꼭 살아보겠다"며 "도움을 주신 분들께 응원이 헛된 것이 아님을 알려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 글을 남긴다"고 덧붙였다.
앞서 A 씨는 해당 커뮤니티에 형편이 어려워 사흘을 굶었다며 국밥 한 그릇만 사달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후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이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이다. A 씨는 "무려 세 분께서 도합 18만원이라는 큰돈을 보내주셨다"며 "너무 배가 고프고 또 살고 싶어 염치 불구하고 계좌번호를 보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분과는 통화를 했는데 위로의 말을 들어서 그런지 너무 많이 울었다"며 "받은 위로와 도움 잊지 않고 저 또한 어려움에 처하신 분 그냥 지나치지 않겠다"고 감사를 표했다.
A 씨는 이외에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직접 오셔서 패딩과 폴라티를 주신 분, 택배로 보내 주시겠다고 하신 분, 휴대폰 뒤판과 배터리를 고쳐주신 분, 일자리를 알아봐주신 분, 그리고 금전적으로 도움 주신 모든 분 다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던 A 씨는 지난해부터 허리 통증으로 일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고 한다. 그는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옷가지 등을 중고로 팔고 긴급생계지원으로 받은 약 60만원으로 버텼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걸을 수 있을 정도로 몸이 호전된 뒤 택배나 건설현장 일을 알아봤지만 빈자리가 나지 않아 그마저도 여의찮았다. A 씨는 "3일을 굶고 있던 차에 휴대폰이라도 팔아보려고 했지만 망가진 곳이 많아 팔지 못했다"며 "마음이 나약해지며 난 더 이상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적었다.
그는 "안 좋은 생각이 덜컥 들었지만 죽는 게 무서웠다. 그래서 온라인커뮤니티에 국밥 한 그릇만 사달라는 글을 쓰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A 씨는 "깜깜한 어둠뿐이었는데 많은 분께서 빛을 비춰 주셔서 한 발짝 내딛어 보려고 한다"며 "제 목숨 살려주셔서 감사하고 고맙다"고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