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새 주장과 함께 새 시즌을 맞이한다. 최근 팀과 재계약을 마친 거포 양석환(32)이 그 주인공이다.
두산의 신임 주장으로 선임된 양석환은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 창단 기념식이 끝난 후 "아직까진 (주장에 대해) 별로 느껴지는 건 없다"고 털어놨다. 이어 "스프링 캠프가 시작되면 신경 쓸 게 많아질 것 같다. 그때가 되면 실감이 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양석환은 지난 2014년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 28순위로 LG 트윈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에 데뷔했다. LG에서 뛴 건 2015년부터 5시즌. 2021년부턴 두산에서 새 둥지를 틀고 작년까지 3시즌 째 활약을 펼쳤다.
양석환은 "팀의 주장은 웬만하면 프랜차이즈 선수들이 하는데, 믿고 맡겨주셔서 감사하다"며 사령탑 이승엽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미 감독님과 할 말을 다 하면서 지내는 사이"라며 "편하게 감독님과 대화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작년 시즌이 끝난 뒤 양석환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됐다. 2023시즌 140경기에 나서 21홈런 147안타 89타점 73득점을 기록했고, 타율은 2할8푼1리의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거취를 결정해야 했던 양석환의 선택은 두산 잔류였다. 계약 기간 최대 6년(4+2년), 총액 최대 78억 원에 지난해 11월 30일 두산과 재계약을 체결하며 동행을 이어가게 됐다.
재계약 후 양석환을 기다린 건 주장 완장이었다. 양석환은 "계약을 하고나서 이 감독님께 전화드렸는데, 감독님께서 (주장 선임에 대해)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아직 감독님과 길게 대화할 시간은 없었다"면서 "스프링 캠프 때 많은 말씀을 해주실 것 같다"고 했다.
이 감독은 양석환에 대해 "할 말은 하는 선수"라며 굳은 신뢰를 드러냈다. "(양)석환이는 후배들에게도 프로 선수로서 지켜야 할 행동과 규율 등에 있어서 모범이 되는 선수"라는 것.
이어 "책임감이 있어 많은 부분에서 기대하고 있다"고 선임 이유를 밝혔다. 또 "워낙 밝은 선수다. 스스럼없이 모든 걸 공유할 수 있는 팀이 되도록 노력해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다.
양석환은 지난 시즌 주장이던 허경민(33)과 자신의 스타일을 비교하기도 했다. "따뜻한 스타일의 주장이었던 경민이 형과 반대"라는 것이다.
두산 에이스 곽빈(24) 역시 양석환에 대해 "무서운 형"이라며 웃음을 짓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석환이 형은 주장다운 행동을 보여준다. 주장에 잘 맞는 선수라 생각한다"고 의견을 전달했다. "책임감이 강하고 팀에 대한 애정이 있다"고도 알렸다.
김재환(35)은 "석환이가 팀에 남은 건 팀 전체에 엄청난 플러스"라며 양석환의 재계약을 반겼다. 이어 "이런 타자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팀이 에너지를 얻는다"며 "석환이를 잡아준 구단에 감사하다"고 생각을 밝혔다.
주장으로서 부담감은 없을까. 양석환은 "신경 쓸건 많아 보인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그게 성적 하락의 이유여선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선수단엔 "확실한 목표 의식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시즌 중간 잦은 순위 변동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고 단언했다.
또 팀원들의 개인 성적도 강조했다. 양석환은 이날 열린 구단 창단 기념식 행사에서 "2024년 승자는 두산 베어스가 되면 좋겠다"며 "팀 성적이 좋으려면 개인 성적이 좋아야 한다. 개인 성적이 팀 성적으로 이어진다 생각하고 다가올 시즌을 잘 준비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