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총선을 앞두고 세제 혜택과 신용 대사면, 대출이자 경감 등의 지원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쏟아지는 경제정책에 선심성 '포퓰리즘'이란 우려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이자경감‧신용사면‧전기료 인상유예…쏟아지는 '깎아주기' 정책
국민의힘과 정부는 14일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제2금융권 이자를 덜어주는 방안을 발표했다. 오는 3월부터 최대 150만 원 수준의 이자가 경감될 예정으로, 대상자는 약 40만 명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지난해 유예됐던 취약계층 365만 호의 전기요금 인상 시기가 돌아옴에 따라, 전기료 인상 유예 기간을 추가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당정은 지난 11일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신용사면'도 발표했다. 2021년 9월부터 올 1월까지 2천만원 이하의 연체자 중 5월 말까지 전액 상환한 서민·소상공인으로, 규모는 최대 290만 명에 달한다. 코로나19 이후에도 고금리‧고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을 돕겠다는 취지다.
국민의힘과 정부의 크고 작은 경제 지원책 발표는 올해 초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영세 소상공인 126만 명을 대상으로 업체당 20만 원씩 총 2520억원 규모의 전기료 감면(지난 3일)을 발표했고, △지역 가입자의 자동차 부과 기준을 폐지하고 재산에 적용하던 공제금액도 현행 5천만 원에서 1억 원으로 확대(지난 5일)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현장에서 민생토론회를 진행하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와 다주택자 중과세 철폐,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등 체감도 높은 정책들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여당 프리미엄' 적극 활용하는 정부여당…'재정건전성' 공언과 상충?
당정의 쏟아지는 경제정책은 국민의힘이 총선을 앞두고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운 것과 일맥상통한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4일 "아무리 다수당이라고 하더라도 민주당은 약속에 불과하다. 우리의 정책은 현금이고 민주당 정책은 약속 어음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같은 정책 방향은 정부가 그간 강조해 온 재정건전성 기조와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수 결손에 대한 우려도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국세 수입은 예상보다 59조 원 넘게 부족한 역대급 '세수 펑크'를 기록했다.
비판을 의식한 듯 정부는 경제상황이 회복세에 있다고 강조하며 타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정부는 어려운 여건이지만 민간의 활력을 바탕으로 시장경제 원칙과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한 결과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생각한다"며 "지난해 역대 3위 수출액을 기록했고, 물가는 연초 5%대로 출발했지만 12월 약 3% 초반까지 하향 안정화됐다"고 자찬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신용사면'에 따른 도덕적 해이 우려에 대해 "성실하게 상환을 완료한 분들에게 혜택이 가기 때문에 오히려 적극적으로 상환을 유도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규제완화에 기득권 혜택‧도덕적 해이 우려…"총선 앞둔 선심 대책"
하지만 전문가들은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면서도 세 부담을 깎아주고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들이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당정의 신용사면 등의 조치가 도덕적 해이를 부를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성달 사무총장은 "소상공인 지원 활성화가 필요한 것에 대해서는 검토가 가능하지만, 최근 대통령을 비롯한 당정은 부동산 등 전반적인 규제완화를 통해 기득권을 떠받쳐주겠다는 신호를 주고 있다"며 "당연히 총선용 정책이고,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면서도 다주택자와 기업 등 수혜를 봐왔던 층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정이 발표한 신용대사면과 제2금융권 이자 경감 조치에 대해 "신용점수는 금융산업의 중요한 자료인데, 그 신뢰성을 떨어트려 신용평가제도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다"며 "계속 반복되면 도덕적 해이 문제도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당에서도 비판이 이어진다. 민주당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출범 이후 줄곧 고물가와 경체침체에 가계부담 가중으로 서민들의 허리를 휘게 한 윤석열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보여주기식 선심대책을 내놓고 있으니 정말 무책임하다"며 "정부여당은 1회용 선심성 대책이 아나라 서민 경제와 민생을 살릴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